10.28 관악산 연주대
저녁에 친구들과 사당역 근처에서 만나는 약속이 잡히면 이젠 무조건 낮엔 관악산행이다. 그것도 6번 출구에서 친구와 만나 시장길로 해서 연주대까지 5Km를 걷는 것이 공식화 되었다. 친구들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추는데 집에서 나와 가는데 만 두 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아예 일찍 나와 산에서 시간을 보내다 만나는 것인데 마침 욱진형도 정년을 해서 나와 같은 입장이고 산을 좋아해 거의 둘이 같이 다닌다.
시간을 맞춰 간다고 했는데 20여분이나 늦었다. 지하철이 예전만큼 정확하지 않다. 항상 늦기 때문에 앞으론 시간 여유를 갖고 나가야 되겠다. 배낭엔 아내가 싸준 빵과 음료수, 과일이 들어 제법 묵직하다. 막걸리까지 한 병 사서 넣으니 배낭이 빵빵하다. 요며칠 계속 마셔댔더니 이차는 가지말고 밤 10시 반까지 들어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이젠 완연한 가을이라 아침 저녁으론 춥다. 그래서 겉옷을 입고 등산을 시작했는데 조금 올라가기 시작하자 땀이 나 벗어야 했다. 한겨울에도 걸을 때에는 티셔츠 차림이었으니. 이젠 큰 배낭을 가지고 다녀야겠다.
기온이 내려가서 그런지 쉼터까지 여러번 쉬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쉼터에서 서로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데 전혀 서두를 이유가 없었다. 저녁 6시 반까지는 여섯시간이나 있고 아주 오래 걸린다고 해봐야 4시간 반이면 충분하니 느긋하게 마음 먹고 쉴 수 있는 곳에는 모두 들리며 올라갔다. 그런데 형이 연주암과 연주대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화장실에 간다고 혼자 올라가라고 한다. 내려와서 다시 그장소에서 보자고하며 속이 안 좋단다. 체한 것이었다. 점심으로 먹은 김밥과 막걸리 때문은 아니고 아침부터 속이 편하지는 않았단다.
연주대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만나 같이 내려오는 길은 참 길었다. 누을 수 있는 곳엔 모두 들려서 함참을 누었다가 다시 출발하곤 했다. 옆에서 지켜보기 참 안스러웠다. 차라리 올라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괜찮겠지 하고 올라온 것이 탈이었다. 결국 올라가는 시간과 내려오는 시간이 같아져서 약속시간에 거의 맞춰서 내려왔는데 속이 그동안 많이 좋아졌는지 친구들을 만나서부터는 소주도 잘 마시고 안주도 잘 드시고......
옆에서 아픈 사람 지켜보는 것이 편하지 않다. 그리고 내가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아프지 말아야 한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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