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31 북한산

PAROM 2012. 3. 31. 18:20

어제 오후에 마신 두번의 술이 다 기분이 좋지 못했다. 상가에선 단장이 지금 소장과 하자보수 끝날 때까지 같이 가겠다고 해서 그러면 내가 그만둔다는 말을 또 하고 집에 와 문자 넣고 50분 가까이 통화 했고 바로 밀밭 사장이 막걸리 마시자고 하며 돈이 없다고 해서 술 김에 내가 해결해 보겠다고 했다가 되지도 못할 일이었기에 결국 오늘 산에서 집에 오다가 없던 일로 하고 말았다. 산행 내내 이 두가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 MP3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술기운이 많이 남아 있어서 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뭉기적거렸다. 집에 그냥 있으면 TV만 보게 될 것 같아 귀찮지만 짐을 꾸렸다. 오래간만에 하그롭스배낭을 꺼냈다. 지난 주에 아이젠 덕을 봐서 오늘도 챙겼는데 무게만 더 했다. 날이 푹 할 것으로 짐작해서 가볍게 입고 바람막이 자켙은 배낭에 넣었다.

 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지난 주 코스의 반대로 걸을 예정이었는데 조금 걸으니 어제 운동을 많이 했는지 발이 무척 무겁게 느껴졌다. 행궁지 샘에서 물병에 물을 넣다가 배낭이 뒤집어져 진흙 범벅이 되는 바람에 한참을 씻어낸 후 스틱을 빼 짚고 능선으로 올랐다. 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장난 아니게 심하게 불었다. 생각에는 대피소로도 갈 수 있었지만 청수동암문에서 비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에는 바로 삼천사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눈과 얼음이 녹아 진흙구덩이일 것으로 생각되어 좋은 길일거라 생각한 것이다. 다른 때보다 걷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어제 마신 술과 많이 한 운동 때문일 것이다. 스틱 덕을 톡톡이 보며 향로봉 못미쳐에서 아래로 내려와 포금정사지를 지나 탕춘대성을 넘어 구기터널입구로 내려왔다. 불광동까지 터덜터덜 걸어오는데 고교와 대학을 같이 다녔던 박용수와 그의 구인회 친구 두명을 불광역 근처에서 마주쳐 반갑게 인사하고 헤어졌다. 전혀 생각지 않았던 장소와 시간에 한참 벤쳐열풍이 불때 내친구의 돈을 투자했던 친구를 만나다니... 본전 생각이 나지만 어쩌랴. 주식에 투자했던 것을.

 

산 들머리(09:46) 

법용사 앞(10:12) 

중성문 아래 계곡(10:17) 

남장대능선에서 본 대성문,대남문,보현봉(11:18) 

 

의상능선(11:24) 

삼각산(11:28) 

청수동암문(11:33) 

비봉능선의 구멍바위(11:52) 

승가봉에서 본 문수봉(11:58) 

 

비봉과 사모바위 

사모바위 앞에서 본 비봉(12:09) 

구기터널 계곡(13:04) 

구기터널(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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