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10 비봉능선과 주능선

PAROM 2012. 3. 10. 17:47

이틀전 술을 과음하고 집에 오다가 어디서 얼굴을 찢어갖고 오는 바람에 마눌의 절대금주령이 떨어졌다. 그날은 상가의 용역을 하고 있는 초우개발 사장을 만나서 미지급금에 대한 담판을 짖는다고 한 것이 오히려 기분만 더 나빠져서 다른 임원들 몇을 불러내 막걸리를 마신 것이 한계를 넘어버렸다. 그리고 상가에서 보내는 시간과 내 역할에 대한 회의가 점차 커지는 중에 나오는 결과에 대한 못마땅함도 더해져서 더 술을 마시게 되었다. 아무튼 이제 차분히 상가에 대한 일은 정리를 해야 되겠다. 가급적 새로운 소장이 와서 체계를 잡는 것까지는 봐줘야 될 듯하다.

 어제 서태원이 전화를 해서 같이 가자고 했는데 일이 생겨 못간다고 해서 혼자 먹을 가래떡을 굽고 녹차를 끓여 담고 집을 나섰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바람이 불고 추워진다고 해서 바람막이 옷도 배낭에 따로 넣었다. 대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올해는 코스도 한 번 했으니 오늘은 불광동에서 내려 비봉능선을 걷다가 피곤하면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야지 하고 생각을 했다. 결국 생각대로 구파발역을 지나쳐 불광역에서 내렸고 구기터널 앞에서 산에 들어가 탕춘대성을 넘어 비봉으로 올라갔다. 걷는 중에 땀이 나니 얼굴 다친 곳을 닦게 되는데 참 곤욕이었다. 사모바위를 지나 승가봉을 오르는데 길에 눈이 얼어붙어 미끄러웠다. 엊그제 비가 왔는데 여긴 눈이 내렸던 것 같고 계속 추웠으니 아직 녹지 않은 것 같았다. 이 미끄럽고 질척한 길은 북한산 대피소까지 몇 키로가 계속되었다. 지난 주에 날이 좋아 아이젠을 빼놓고 넣지 않았는데, 뭐 몸으로 때웠으니 챙기지 못한 값을 했다. 겨울 내내 아이젠 한 번 쓸 일이 없다가 봄에 쓸일이 생겼는데 정작 필요할 때는 없다. 에휴.

 승가봉 내려가는 일, 구멍바위 아래 내려가는 일, 청수동암문 올라가는 일 모두가 힘든데 청수동암문에서 문수봉 오르는 일이 오늘 가장 힘들었다. 완전히 얼음길이었으니까. 그리고 대남문에서 대성문 가는 성벽길도 눈으로 덮여 무척 조심해야 했다. 처음 생각은 대성문에서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북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눈이 그대로 있어 아이젠이 없는 까닭으로 얼음이 없는 북쪽 길인 대피소까지 걸어야 했고 시간상으로도 보통 때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아 그냥 대피소까지 걷게 되었다.

 대피소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내려오다가 갈등을 많이 했다. 집에 가서는 막걸리를 먹지 못하니 아래에서 먹고 갈까 아니면 그냥 갈까 하고.ㅋㅋ 결국 그냥 집에 왔다.

 샤워를 하는데 다친 곳이 아팠다.ㅠㅠ

 

구기터널 앞 옛 매표소(09:23)

향로봉과 비봉(09:48) 

북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구기동(09:54) 

향로봉(10:11) 

사모바위(10:18) 

승가봉에서 본 비봉과 사모바위(10:26) 

승가봉에서 본 삼각산과 의상능선, 오른쪽 끝은 남장대능선 

문수봉과 보현봉 

승가봉에서 본 북악과 인왕, 구기동

문수봉에서 본 비봉능선(10:58) 

 

주능선 남쪽 전망대에서 본 삼각산(11:28) 

 

북한산대피소(12:04) 

북한동계곡(13:07) 

(13:18)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31 북한산  (0) 2012.03.31
3.25 북한산  (0) 2012.03.26
3.3 능선 종주  (0) 2012.03.03
3.1 올해의 첫번째 코스 완주  (0) 2012.03.01
2.25 한달 만의 등산  (0) 2012.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