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3 신년 산행 불광역...비봉...승가봉... 문수봉...대남문...구기동

PAROM 2015. 1. 4. 10:09

 신년 산행이라고 제목을 붙이니 어색하다. 새해들어 처음한 등산이라 제목을 그리했다.

 

 송년산행을 정희남 박사와 같이 하고 다음날 신년산행을 홀로 하려고 했는데 기온이 영하 10도로 내려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얌전히 집에 있고 토요일에 첫 신년산행을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둘째 처남으로 부터 상의할 것이 있으니 같이 관악산에 올랐다가 안양으로 내려가 동서도 보자고 하는 바람에 그러마고 약속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약속 때문에 전날 밤에 불광역 2번 출구로 바뀌었고 같은 시간에 중학교 동창들이 그곳에서 모여 산에 간다고 해서 동창밴드에 나는 다른 사람과 등산한다고 하니 자기들 인원이 둘 뿐이라고 같이 가면 어떠냐고 묻는 바람에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처남은 '4050그린산악회' 회원이었고 그곳 '도지탐'님의 초대로 동행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인솔한 대장의 닉을 지금도 난 모르지만 중고교 동창인 김우성군이 '운각'이란 닉으로 대장을 하고 있는 산악회란다)

 

 처남이 간식을 준비한다고 해서 난 도시락을 준비하지 않고 간식도 없이 귤 4개와 1리터짜리 보온병, 500미리짜리 물 한병과 쵸코렛 몇 개와 영하 9도인 기온을 보고 여벌의 모자와 장갑,겉옷을 넣은 후 배낭을 여몄다. 10시 반에 만나기로 해서 느긋하게 집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리게 하더니 신호마다 다 걸린다. 결국 대화역에 도착하니 방금 지하철이 떠나 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는데 이 때문에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2번출구 안 원형의자 앞에서 중학동창인 김영순과 배응영을 만나고 곧 처남을 만나 인사를 한 후 사람들이 더 오길 기다렸다가 출발을 했다.

 

 김영순은 워킹은 잘하지 않지만 암벽을 타는 친구로 같이 등산을 해 봐서 실력을 알고 있었고, 배응영과는 처음 같이 산에 가는데 말로는 30년 넘는 경륜을 자랑해서 은근히 내가 걱정이 됐다. 용화매표소 앞에서 족두리봉을 오르다 참석한 27명이 모여 잠시 인사를 했고 족두리봉을 우회해 가파른 계곡으로 올랐다. 그런데 그곳에서 김영순은 릿지를 하겠다며 곧바로 암벽에 붙었고 나는 처남과 같이 천천히 올랐는데 암벽으로 오른 김영순은 헬맷을 쓰지 않았다고 공원직원에게 주의를 받았고 배응영은 짧은 구간이었지만 나와 5분도 더 차이가 났다. 말로는 길도 잘 알고 잘 걷고 했는데 몸으로 그것이 아님을 입증했다. 이 친구가 뒤에서 버벅거리는 바람에 김영순과 나는 산악회의 후미를 따라 잡느라 수시로 산길을 뛰어다녀야 했고 점심장소인 포금정사지에서는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가져온 즉석 칼국수도시락으로 점심을 아주 따끈하게 배불리 잘 먹었다. 이후로도 그 친구가 계속 뒤처지는 바람에 수시로 챙겼다가 산악회 후미를 따라 잡기를 반복했다.

 

 날씨가 참 좋았다. 하늘은 맑았고 기온도 아침엔 추웠지만 해가 나면서부터 따스해져 걷기에 참 좋았다. 다만 길이 메말라 맨 땅엔 먼지가 많이 피어오르는 것이 흠이었다. 처음 만난 산악회 사람들이라 같은 팀인지 수시로 헷갈렸지만 특징이 있는 몇 명을 기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산행코스가 송년산행코스와 반 이상 겹쳤지만 전혀 다른 사람들과 걸으니 그 또한 즐거웠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은 내가 내위주의 사고를 한다는 것 특히 내가 불편해 하는 등산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이 밖으로 내비쳐졌는지 다음엔 우리와 함께 하지 않겠단다. 그리고 중학동창 밴드에 우릴 날다람쥐라고 불렀다.

 

 청수동암문으로 해서 모두들 바로 대남문으로 갔는데 처남과 김영순 셋은 문수봉을 올랐다가 대남문으로 갔다. 역시 서쪽 북한산은 문수에서 보는 것이 멋있다. 경치를 구경하고 난간길로 오른 도지탐님을 만나 같이 내려와 대남문에서 한참을 기다린던 일행을 만나 제일 뒤에 배응영이 온 후에 바로 구기동으로 하산을 했다. 그러는 중간 휴식장소로 많이 이용하는 곳에서 출입금지구역을 넘어 눈이 거의 다 녹은 샛길로 해서 내려왔는데 처음 걷는 길이었고 제일 마지막 구간을 제외하면 걷기에 참 좋은 길이었다. 흙먼지만 날리지 않았으면.....

 다 내려와 구기동 장모님해장국집에서 선지해장국을 먹는데 각 상마다 놓은 맥주와 소주가 남았다. 산악회 뒤풀이 중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내가 술을 마시지 못하니 별일이 다 벌어진다. 집에 돌아와 흙먼지가 잔뜩 묻은 바지를 샤워하면서 빨았다. 또 입으려면 빨아야지.......

 

(09:26) 

처남과 도지탐님(11:28)

김영순군과 배응영군

 

 

(13:42)

(13:56)

 

(14:05)

(14:27)

 

(14:35)

 

(14:41)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