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22 행궁지 - 대피소

PAROM 2015. 3. 23. 13:49

 토요일에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가느라고 일요일에 가게 되었다. 일요일에 집에서 꼼짝하지 않고 쉬면 다음 일주일이 산뜻하게 지나가서 좋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집에서 나가면서 부터 월요일에 피곤하지 않으려면 천천히 걸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등산을 빼먹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아내가 꺼내 놓은 빵과 과일, 녹차를 배낭에 넣고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바람이 분다고 해서 바람막이와 아이젠도 챙겼다. 물론 이젠 해가 밝아서 썬그라스도 넣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니 쌀쌀하다. 기온이 영하 1도라고 했는데 봄에 맞는 영하의 기온이라 그런지 더 춥게 느껴졌다. 일요일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등산복 차람의 사람들이 지하철에 많다. 34번 버스를 타서 자리에 앉았는데 곧 만원버스가 되었다. 대부분이 북한산성 입구에서 내렸다.

 

 조금 쌀쌀한 듯 했지만 조금 걷다보니 이내 더워왔다. 계곡 물가 양지 바른 곳의 나무에 잎이 나오고 있었다. 아파트 마당 산수유는 벌써 꽃이 피었는데 계곡을 오르면서 보니 개나리는 몽우리만 맺혔고 생각나무꽃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 지난주에 걸으면서 땅이 질척해 걷기에 아주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산길에 얼음도 없고 질척거리는 곳도 없었다. 축축하게 젖어 있는 곳이 먼지도 않나고 아주 걷기에 그만이었다.

 

 안개구름이 삼각산을 감싸고 있어서 시야가 그리 깨끗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햇살이 비추고 있어서 살갗이 따가웠다. 행궁지 뒷편 계곡길의 눈은 다 녹았고 바위에 남은 얼음만이 햇살을 튕겨내고 있었다. 바람에 날려와 종아리까지 쌓인 낙엽을 밟으며 오르는 길은 고역이었다. 능선까지는 그렇게 올랐다. 낙엽에 미끄러지면서. 길이 좋아지니 힘이 덜 드는 것이 느껴졌다. 걷는 시간도 덜 걸렸고.

 

 천천히 걷는다고 마음 먹었는데 역시나 걷다보니 안 된다. 어느새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었고 나를 지나쳐 가는 사람이 없게 견제를 하고 있었다. 또 그렇게 대피소까지 갔다. 대피소에서 가지고 간 쌘드위치 반쪽을 먹고 배낭을 꾸려 또 다시 부지런히 내려왔다. 내려오는 중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내집 근처 로데오에 옷구경 가는데 보자고. 반쪽만 먹은 것은 쉼터에서 맛있게 먹으려던 계획이었는데 엉크러졌다. 그대로 집으로 와서 친구를 만나 코다리구이에 한 잔씩하고 수다를 떨다가 다음 모임을 어찌할지 얘기하다 확정짓지도 못하고 헤어져........

 

 이번주 토요일에도 가야할 결혼식이 있다. 또 일요일에 가야한다.

 이번에 3시간 51분 걸렸으니 다음엔 천천히 걷자.

 

 (09:04)

(09:59) 행궁지 아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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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꽃(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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