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5.6 백운대 - 대피소

PAROM 2017. 5. 7. 09:29

 역시 등산 전날은 술을 마시지 말고 운동도 과하게 하지 않아야 제대로 산을 즐길 수 있다. 지난 3일 동안 세를 줄 13층 청소를 하는 바람에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몸이 조금 무거운 것 같다. 그래도 알콜 기운이 없어 상쾌하다. 산악회와 같이 숨은벽을 가려고 했지만 너무 늦게 출발을 한다. 11시면 나는 능선을 반쯤 걸을 때고 정오면 점심을 먹고 내려올 때인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아내가 새벽에 일어나 싸준 김밥 한 줄과 과일을 넣고 집을 나섰다. 동네 앞의 슈퍼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배낭에 꼭꼭 넣었다.

 

 산에 같이 오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한데 가끔은 얘기도 해가며 걷고 싶기는 하다. 이제 친구들이 무릎이며 허리를 핑게로 산에 오려고 하지 않으니 누구를 꼬드겨 같이 와야 되나 생각해 본다.

 계곡입구에서 겉옷을 벗으며 오늘은 천천히 구경하며 가야지 생각해 보지만 어느새 발걸음이 빨라져 앞에 가는 이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활짝 피어있던 그 많던 꽃들이 산아래에서는 구경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하늘은 예보대로 뿌옇다. 중국에서 날아 온 황사 때문이란다.

 역사관 앞에서 물을 한모금 마시고 다시 걷는데 앞에 가는 예뻐 보이는 일행 세 명이 백운대로 방향을 잡는다. 오늘도 어디로 갈 지 정하지 않고 나왔는데 어디로 가면 어떻냐며 오랫만에 백운대에 가는 것도 좋겠단 생각에 보리사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러나 꼳 그 일행들을 추월했고 이후 숨을 가삐 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다리가 풀릴 때까지 죽어라 올라야 했다. 원효암 갈라지는 길 쯤에서 나를 앞서 간 키큰 사람과 약수암자리 아래에서 지나쳐 간 외국인을 부러운 마음으로 봐야 했고 백운대 정상에서 내려오는 그들을 다 올라간 곳에서 다시 봤다. 죽을 힘을 쏟고 빨리 걸어도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러므로 천천히 온갖 구경을 다 하면서 걷자고....... 아무튼 99분 동안 힘들게 걸어 백운대 정상에 섰고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고 사람이 많아 바로 내려와야 했다.

 

 백운대에서 내려와 만경대 아래길로 노적봉 안부에 도착하니 그때부터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올라갈 때는 있었는지 없었는지 힘들어 눈에 보이지도 않았는데 이제 몸과 마음이 편해지니 보이는 모양이었다. 다리가 조금 풀리기는 했지만 조금은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10Km를 넘길려고 대동문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대피소에서 배낭을 풀었다. 처음엔 그늘에 자리를 잡았는데 추워서 볕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이들도 모두 볕을 찾아 나오는 모습을 보고 5월이지만 아직 여름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대피소엔 바람이 불지 않았지만 맞은 편 산의 나무들이 흔들리는 것으로 봐서 엄청난 바람이 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하늘은 황사로 뿌옇게 되었고.

 

 대피소에서 가지고 간 먹거리를 다 비우고 내려오다가 계곡에서 세수를 하니 얼굴이 서걱거린다. 땀에 황사가 달라붙어 더 그런 모양이다. 다른 때는 미끈한 감이었는데 황사가 심한 날이긴 한가 보다. 일찍 산에 와서 그런지 짧게 걸어서 그런지 아쉽기는 했지만 일찍 산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산아래의 쉼터에 들릴까란 생각도 했지만 집에 가서 씻고 다리 뻗고 편하게 먹는 것이 낫겠다 싶어 바로 집으로 왔다.

 샤워를 하고 삼겹살을 구워 짬뽕 국물과 함께 하루를 마무리 했다.

 

      (08:39)

          (09:19) 대동사 앞)

                                                              (09:24)

           (09:34) 약수암 아래 쉼터

                  (10:07)

    (10:14) 인수봉

           (10:14) 백운대

   (10:17) 만경대, 보현봉, 문수봉,상원봉, 노적봉

               (10:17) 산입구에서 이사진 찍는 시간까지 99분 걸렸다.

   (10:43) 만경대 아래길에서 본 원효봉과 염초봉

                  (11:03) 용암문

(11:07) 북한산대피소. 오랫만에 이자리에서 봤다.

           (12:07) 배낭을 비우느라 한 시간을 쉬었다.

(12:22) 태고사 아래 급경사길

(12:29) 정자에서 용학사로 가는 옛길

(12:55)

(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