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0.15 단풍 산행

PAROM 2011. 10. 17. 10:53

이제는 토요일에 북한산에 가는 것이 하나의 일상이 되었고 낙이 되었다. 당연히 토요일 아니면 일요일엔 산엘 가야 되고 가지 않으면 어딘지 모르게 일주일이 거북하다. 산에 가는 행태는 거의 고정되어 이젠 집을 나서는 시간, 등산로와 걷는 속도, 밥 먹는 곳이 거의 같다. 가끔은 배낭에 막걸리를 한 병 넣어가는 것 외에는, 그리고 점심에 먹을 먹거리가 마눌 마음대로  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배낭에 들어가는 물건들도 같다.

 비가 온다고 하는 일기예보를 듣지는 않았으나 날이 쌀쌀해져서 윈드스토퍼 점퍼를 입고 배낭엔 새로 구입한 방수방풍의를 챙기고 일찍 집을 나섰다. 마눌이 생전 처음 친구들과 놀러간다고 하는 바람에 먹거리를 내가 챙겨야 했고 그 바람에 배낭에 막걸리가 한 병 들어갔다.

 산엔 개스가 잔뜩 끼어 있었다. 이번에도 천천히 올라가야지 하는 생각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사라지고 어느새 잰 걸음으로 계곡을 따라 오르는 자신을 보며 쓴웃음을 지어본다. 아침에 일찍 집에서 나오면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등산을 마칠 수 있어 좋고 집에 일찍 도착해 쉴 수 있어서 좋다. 더 일찍 나오고 싶지만 아침밥을 챙겨 먹고 도시락을 준비하려니 이것들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렵다.

 행궁지 샘터 물맛이 좋아 항상 그곳에서 쉬면서 물병에 물을 채우곤 했는데 파이프가 깨지는 바람에 벌써 한 달 이상 물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중흥사 아래의 용학사 샘에서 물을 긷는 데 행궁지샘보다 맛이 덜하다. 행궁지에서 계곡을 따라 오르다 가파른 고갯길을 올라 능선에 다다르니 계곡 가득 개스가 끼어 사방이 보이지 않는다. 용학사에서 부터 시작된 단풍은 오를수록 색이 짙어지는데 구름 때문에 멋진 풍경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 구름이 끼니 추위도 느껴진다. 가을이라 여름과 달리 물방울이 옷에 달라붙어 마를줄을 모른다. 걷는 속도를 높여 땀을 내는 것으로 추위를 몰아내며 남장대능선과 주능선을 주파하고 북한산대피소에 도착해 배낭을 풀었다. 대피소 바깥에다 자리를 펴고 준비해간 순두부찌개컵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나니 평소보다 긴 한시간이나 걸렸다. 대피소를 떠나려는데 비가 쏟아진다. 배낭에서 비옷을 꺼내입고 배낭엔 커버를 씌우고 내려오는데 막걸리를 한 병 마신 바람에 얼큰해져서 발걸음이 가볍다.

 집에 돌아와 땀과 비에 젖은 배낭과 옷을 벗고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한 후 개운해져서 막걸리를 한 잔 더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계곡, 등산이 시작됩니다(08:51) 

법륭사 아래 계곡과 건너편의 산(09:14) 

용학사 가는 옛길(09:29) 

용학사 건너편의 산(09:33) 

행궁지를 지나 능선에 오르는 길(10:04) 

남장대능선길(10:15) 

남장대지(10:20) 

구름속에 보이는 의상능선 

문수봉(10:33) 

대남문(10:37) 

주능선길(10:53) 

(10:56) 

주능선 북쪽 전망대(10:57) 

보국문(11:01) 

북한산대피소(11:33) 

대피소를 내려가는 계곡의 단풍(12:44) 

비(13:41) 

뒤돌아본 산(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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