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에 마신 술이 과하여 전날 저녁부터 잤는데도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날이 밝아오는 아파트 마당은 새벽비에 젖어 있었다. 늦가을에 비가 오면 춥고 바람도 많이 불었기에 차림을 어찌할 지 은근히 근심이 되었다. 전날 들은 일기예보에서 종일 비가 올거라는 말을 했기에 조금 두터운 티셔츠에 비옷을 챙겨 입었다.
마눌이 싸주는 음식(고구마 두개, 햄버거 하나, 사과와 귤 각 한 개, 보온병에 넣은 뜨거운 녹차)을 벨트색에 넣고 작은 우산도 하나 챙긴 다음, 지갑, 핸드폰, mp3를 주머니에 넣고 출근길의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섰다. 비가 오면 어디 앉아 쉬기도 그렇고 해서 거의 먹지도, 쉬지도 않고 계획된 구간을 주파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 이날도 비가 계속 내릴 것에 대비해 최대한 간단히 짐을 꾸렸기 때문에 걷는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었다.
계곡을 따라 걸어 오르는 중에 상가에서 문자가 왔다. 문자를 주고 받다가 2시경에 동네에서 만나 막걸리를 한 잔 하기로 했다. 발걸음을 재촉해 가급적 빨리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바람막이 옷 덕분에 비도 막고 바람도 막고 체온도 유지할 수 있었으나 땀은 쉽게 마르지 않았다. 걸으며 시간을 보니 남장대능선까지 주파하면 두 시 전에 집에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문수봉에 오른 후에 청수동암문으로 내려갔다가 대남문으로 돌아와 구기동계곡으로 내려왔다. 문수사 갈림길 아래를 내려오는데 무릎이 거북해 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종만 교수처럼 고생할 까봐 그리고 산에 다니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승가사 갈림길에서 의자에 앉아 쉬면서 먹거리도 먹고 한 숨을 돌리니 무릎의 거북함이 깨끗이 사라졌다. 다행이다.
구기동으로 내려와 바로 집으로 와서 샤워를 하고 조금 늦게 약속을 지키러 나갔다.
산성입구(09:19)
북한동계곡(09:30)
북한동(09:39)
중성문(09:50)
대피소 오르는 길(10:10)
대피소(10:21)
성곽길(10:26)
동장대(10:33)
보국문(10:47)
전망대(10:52)
주능선길
주능선 남쪽 전망대에서 본 삼각산(10:53)
대남문(11:10)
비봉능선(11:17)
문수봉에서 본 삼각산(11:17)
청수동암문(11:21)
구기동(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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