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2.24 눈길에서

PAROM 2011. 12. 25. 12:53

금요일에 정년퇴임식을 했다. 남들이나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리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는데 나를 위한 모임이니 안 갈 수도 없고..... 끝나고 점심을 먹고 집에 왔다가 옷을 갈아 입고 다시 학교로 갔다. 하정희 교수 연구실에 잠깐 들렸더니 서럽게 우신다.ㅠㅠ 오후 5시에 취업지원센터 사무실로 가서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돌돔과 방어회로 막걸리 안주를 삼아 먹고 2차로 가볍게 피자를 안주로 생맥주를 한 다음 헤어져 5000번을 탔는데 졸다가 눈길에 교하까지 가는 바람에 5000원을 주고 택시를 타고 나왔다.

 아침에 일어나니 개운하다. 어제 과음을 하지 않아서 인가 보다. 창밖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마눌이 출근을 하고 난 후 아침을 먹고 느긋하게 집을 나왔다. 배낭엔 과일과 떡, 샌드위치, 우유, 보온병까지 넣고 아이젠을 챙겼다. 이번 겨울 들어 제일 춥다고 일기예보를 해서 처음 입는 하그롭스 COL바지를 입고 위엔 조끼를 입었다. 그리고 새로 사서 역시 처음 신는 아솔로 사슬롱 등산화를 신었다. 집을 나서는데 신이 영 불편하다. 뒷굽이 낮아 뒤뚱거리며 걷는 기분이고 발목도 조인다.

 구파발에서 주말버스를 타고 입구에 내려 걷는데 영 어색하고 걷는데 힘이 든다. 그래도 발걸음은 누구보다 빠르다. 첫번째 만난 비탈진 눈길에서 조심을 하는데 생각보다 미끄러지지 않는다. 신발 바닥이 새 것이라 그런 모양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주능선을 겨울에 종주할 땐 대피소에서 문수봉 방행으로 걷는 것이 편하다. 아이젠을 신지 않아도 괜찮다. 단 대남문 내려가는 길만 빼고. 반대로 걸으면 내려가는 길이 험해서 아이젠이 필요하다. 능선길의 바람이 무척 험해서 북한동에서 벗어 배낭에 넣었던 조끼와 겉옷을 대피소에서 꺼내 입었다. 추워서 샌드위치와 보온병에 담은 녹차만 마시고 다시 짐을 꾸렸다. 칼바람에 숨쉬기가 힘들 정도다. 추우니 아이젠을 꺼내기도 싫어 그냥 걷는다. 대성문에서 성곽길을 포기하고 옆길로 빠졌다. 문수봉에 오르니  바람이 많이 불고, 맑고 눈 덮인 광경이 보기 좋다. 청수동암문에 다다라 사진을 찍으려닌 메모리가 아니란다. 추운데 카메라 만지기 싫어서 그냥 배낭에 넣고 삼천사로 내려 가려다가 남장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자주 내가 쉬는 장소에 한 젊은 이가 쥐가나 쓰러져 있다. 괜찮다고 해서 가던 길을 계속 걸었다. 신발은 항상 처음 신으면 발에 맞지 않아 고생을 시키는데, 이번에는 왼쪽 발목이 조여 끈을 풀어도 계속 그랬다.

 늦게 집을 나서니 늦게 내려오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썬그라스를 끼었는데 날이 더 어두워진 것처럼 느겨졌다. 그리고 눈이 와서도 그랬지만 신도 그래서 평소보다 거의 40분 이상이 더 걸렸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낮잠을 자는 것으로 하산주를 대신했다. 연말 송년회와 송별회의 피로 때문에.......

 

계곡 들머리(10:59) 

북한동에서 본 삼각산(11:18)

북한산대피소(12:12) 

대동문 앞에서 본 남장대능선(12:51) 

보국문(13:10) 

주능선전망대(13:16) 

 

대남문(13:41) 

보현봉(13:41) 

문수봉에서 보는 비봉능선(13:47) 

 

행궁지계곡 가는 길(14:22) 

행궁지에서 보는 삼각산(14:28) 

행궁지 샘 

중성문 아래 계곡(15:01) 

북한동계곡(15:1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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