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2.10 북한산

PAROM 2011. 12. 11. 09:49

 이번 달로 30년이 넘었던 직장생활을 마치게 된다. 남은 년말까지의 주말은 워크샵, 24, 31일이라 제대로 산에 갈 수 있을 지 모르겠다. 내년부터 철철 남는 시간에 갈 수 있겠지만 휴식은 일을 하고 난 후에 하는 것이 제 맛이라 매일 놀면서 하는 등산은 재미가 없을 것이다.

 이번 겨울 들어와서 주말에 오늘이 제일 추운 날인가 보다. 평소 입지 않던 조끼를 속에 껴 입고, 마눌이 챙겨준 음식에 누룽지탕 컵을 하나 더 넣고 집을 나섰다. 로데오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만에야 탈 수 있었다. 구파발역에 내려 버스정거장에 가니 주말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승객이 한 명 밖에 없다. 조금 더 기다려 몇 명을 더 태우고 출발해 북한산성입구에 내리니 9시 40분 쯤 되었다.

 계곡으로 들어서면서 오늘은 천천히 걸어 무릎에 무리를 주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하면서 걸었다. 그런데 걷다가 앞에 사람들이 보이면 앞질러 가길 계속하게 되어 앞에 아무도 보이지 않을 때 외에는 좀체 속도가 줄지 않는다. 북한동에 이르러 땀이 나서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티셔츠에 조끼차림으로 걸었는데 조끼가 참 따듯하다.

 대피소에 들렸다가 능선길을 걸으며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걷는다. 가끔씩 불어오는 칼바람이 매섭다. 나뭇잎들이 떨어져 사방을 조망하기 좋다. 서울시내도 제법 깨끗하게 보인다. 오늘 백운대에 올라가 볼 걸 하고 생각해 본다. 이정도 날씨면 인천 앞 바다도 보일텐데 하고 생각하면 씩 웃는다. 보국문을 지나면서 힘이 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간에 내려갈까하고 생각한다. 그러다 봉우리 세 개만 넘으면 되는데 하고 마음을 고쳐 먹는다.

 대동문에서 내려가 목노주점에서 막걸리 한 잔하는 것도 좋은데 하고 생각한다. 생각을 계속하며 걷다보니 대성문을 지나 대남문을 향해 가고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무조건 문수봉이다. 문수봉에서 서쪽 조망은 깨끗한데 북쪽은 조금 흐리다. 12시가 된 것 같아 급히 청수동암문을 지나 남장대로 향했다. 양지바른 바위 앞에서 배낭을 내려 놓고 겉옷을 입고 준비해 간 음식을 먹고 행궁지를 향해 걸었다. 그렇게 해서 계곡입구로 되돌아오니 4시간이 지났다.

 오늘 더 피곤하게 느낀 것은 조끼를 입어서 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집에 오면서 다음부터는 산행 중에는 조끼를 입지 말아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 집에 와서 마시는 막걸리가 참 맛있다.

 

(09:48) 

중성문 아래 계곡(10:19) 

대피소 아래 계곡(10:48) 

대피소에서 본 삼각산(10:52) 

주능선 전망대(11:26) 

주능선과 남장대능선 

(11:29) 

문수봉과 대남문(11:48) 

(11:57) 

 

청수동암문(12:02) 

(12:07) 

 

남장대능선 끝에서(12:37) 

행궁지(12:53) 

되돌아 와서(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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