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바쁘게 지내다 전날에야 겨우 배낭을 꾸릴 수 있었다. 배낭을 꾸리는 날 보고 딸내미가 부지런하다고 한다. 자기는 당일에야나 꾸린다고.......
해외엔 출장을 가거나 여럿이 여행을 하긴 여러 번 했지만 이번처럼 여행만을 목적으로 혼자 떠나긴 처음이다.그래서 약간의 긴장이 되기도 했다. 거의 세 달 전에 비행기표 예약을 했기 때문에 설래는 마음이 덜하긴 했다. 여행자의 천국이라는 태국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영어가 되고 안 되고는 둘째 문제고 아내의 허락을 받는 일이 쉽지 않아서 더욱 혼자만의 여행에 기대를 했다. 이제 여행이 거의 마무리를 지어가고 있는데 중간 평가를 하자면 50점이라고 해야 할까?
방콕에 내리니 자정이 넘었다. 태사랑과 내가 묵을 숙소에서 올린 글을 참고로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글들과 달리 고속도로로 안 가면 길 막혀서 안 간다고 세게 나가는 바람에 450밧을 주고 숙소까지 갔다. 그리고 숙소에 도착하니 주인인 한국인은 한국에 가고 없고 태국인이 지키고 있었다. 싱글룸에 들어가니 처음엔 좋았는데 하루가 지나자 불편해 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다른 곳으로 옮기느니 동포를 돕는거라고 생각하고 불편해도 참자고 하고 5일을 묵고 난 후 근처의 다른 숙소로 옮겼다. 돈은 훨씬 비쌌지만 값어치를 했다. 방콕에서 묵는 동안 태사랑지도에 표시된 코스대로 카오산 거리를 뒤지고 다니고 인근에 있는 도시인 칸차나부리와 아유타야도 다녀 왔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카오산 인근의 왕궁과 사원은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한 문화적 충격에 눈이 잠시 휘둥거려졌지만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같은 양식의 사원과 불상에 대해 곧 시들해져서 나중에는 입장료가 좀 아깝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주말시장인 짜뚜짝에 다녀오면서 시내버스로 갔다가 지상철을 한 번 갈아탄 후 수상버스를 타고 온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시장 자체는 규모는 컸지만 물건은 한정되었고 패턴 역시 비슷했다. 이런 느낌은 짜뚜짝 외에도 차이나타운 인근 시장에서도 느낀 것이었다. 이곳 치앙마이의 시장은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화려한 무늬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칸차나부리 여행은 숙소에서 투어티켓을 사서 한 것인데 700밧에 왕복 버스비, 연합군묘지 방문, 콰이강의 다리 걷기, 열차 타기, 점심 식사, 코끼리 타기, 뗏목 타기, 폭포 구경이 포함된 것이었는데 수박 겉핥기식으로 조금씩 맛만 본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아유타야 관광은 버스를 타고 가서 사원 네 곳을 둘러보고 점심을 먹고 다시 두 곳(실상은 한곳이라 보면 됨)을 더 보고 오는 것으로 400밧이었다. 페허가 된 고도를 둘러보는 것으로 허전함만 가득한 곳이었다. 거기서 하루 묵지 않고 자전거로 돌아보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여행을 주로 걷는 것 위주로 하다보니 사람들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말 들어보는 것은 하루에 한 번이나 됐을 정도였다. 대부분의 동양인 여행객은 중국인이었다. 만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휴에 휴가를 내고 온 직장인들로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왔고 나와 같이 나이가 중년을 넘는 개인여행객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단체여행객은 개인여행자와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
사람을 만날 것을 권하는데 체질적인 것도 있고 만나는 시간에 나는 자고 있으니..... 한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저녁 때면 맥주 한 잔하고 잠자고 새벽 두세 시에 일어나니 그 시간에 사람을 만날 수는 없다. 그렇게 구경해 보라고한 카오산의 밤을 7일이나 있었으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여기 치앙마이에 와서도 그런 잠자기는 계속됐고. 낮에 햇볕 속을 땀나게 다니고 맥주 한 잔 마시니 바로 피곤해서 떨어질 밖에 없겠다. 오늘도 그렇게 자전거를 빌려 타고 하루 종일 돌아다녔으니...... 참 밖에 자전거 채우지 않고 세운 것 가봐야 되겠다. 지금. 그대로 있다. 맥주 2병 짜리를 100밧에 사왔다. 자전거를 반납하려다가 내일 아침에 역에 가서 표를 끊어 오고 난 후 반납하기로 했다.
여행 중 오늘 처음 컴퓨터를 만진다. 그런데 이 노트북이 카메라메모리칩 인식이 안 된다. 사진을 올려야 되는데....ㅠㅠ
며칠 후 집에 가서 해야 되는가 보다. 여행을 완전히 마치고 집에서 편하게 앉아 되돌아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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