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회 친구들과 강촌에 다녀온 지 삼십 몇 년 만에 다시 강촌에 다녀왔다.
이 친구들과 대학 다니던 시절, 없던 돈을 모아 라면 몇 개와 꽁치통조림, 소주 몇 병만 준비해 청랭리역에서 기차를 타고 강촌역에 내려 근처에 민박을 정했다. 짐을 풀자마자 다들 헌팅한다고 나갔고 한 친구와 둘이 밥을 한다고 알콜버너를 뒤집에 놓고 불을 붙이는 짓을 하다 가까스로 제대로 놓고 불을 붙여 밥과 찌개를 했으나 이미 친구들 몇은 많이 취한 상태였었다. 그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어울리면 자주 사고를 쳤었는데 강촌에 갔다고 예외일 수는 없어서 옆집 담을 무너뜨리고 굴뚝을 뽑아 방에 갖고 들어오고....... 여대에 다니던 학교 근처 분식집 딸을 만났는데 그 여학생이 우리 방을 깨끗이 치워준 일, 새벽에 민박에서 도망쳐 나와 강가에서 라면 두개로 여덟 명인가가 아침을 때우고.... 없던 돈에 어떻게 서울로 아니 집에 올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 보니 엊그제 일 같다. 그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친구들.
다들 감회에 젖은 것 같다. 그때 같이 오지 않았던 두 명과 부인들에게 애써 그날의 일들에 대해 서로 자기가 잘못하지 않았다고 발뺌을 하는 것을 보면 누군가는 잘못을 하긴 했다. 이곳에 다시 오게된 것은 친구들이 졸업한 학교에서 운영하는 수련원이 졸업생들이 낸 발전기금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졸업생에겐 저렴한 비용만 받고 빌려준다고 해서 였고, 옛추억도 되살려 보려고 해서 였는데 다들 와서는 기분이 좋아졌다.
11명의 모임친구들 중 세 명이 일 때문에 오지 못했고 다섯 명은 부인과 함께 왔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마시는 소주의 양이 많이 줄어서 밤새 마신 술병이 11병 뿐이었다. 물론 막걸리 세 병과 맥주 컨 것 세 병은 빼고. 먹을 것도 잔뜩 준비해 갔지만 먹는 양도 많이 줄어서 13명이 돼지고기 여섯 근을 다 먹지 못했다. 쏘세지와 오리고기를 먹긴 했지만 그것들의 양은 많지 않았는데 아마도 바베큐그릴 주위에 둘러서서 먹는 바람에 앉아서 먹는 만큼 먹지들을 못한 것 같다. 그리고 퇴근해서 온 친구들이 피곤해 하는 바람에 방으로 들어와 제주로 이사간 친구 걱정을 하며 잘 되기를 바랐고, 또 다른 얘기들로 밤을 보내다 하나 둘 씩 자리에 누우며 파장이 됐다.
여덟 명이 화장실 하나를 쓰려니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래도 화장을 하지 않으니 여자들 방보다 일찍 청소를 마쳤다.
강촌역 근처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헤어졌고 친구들을 집에 내려주고 왔는데도 11시가 조금 넘었을 뿐이었다.
다음달 중순 초복날저녁에 풍동에서 다시 보기로 했는데 다들 좋아라 한다.
이제 많이 피곤하다.
이곳에서 tvn "고교 ***"을 종일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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