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학교 재직 중 동료들과 경인운하 옆에서 회 한 점 하기로 했는데, 부천 쿠팡의 코로나 감염 확산 때문에 약속이 취소되어 산으로 왔다.
솔직이, 제일 좋은 것은 산에 와서 목표로 한 곳에 올랐다가 내려와서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친구들을 오랫동안 보지 못 해서 꼭 보기로 했었는데 참 아쉽다.
이제 이틀 후에는 편의점 알바를 하기로 했다. 기계로 다 하다보니 겁이 난다. 하지만 부닥쳐 헤쳐 나가야겠지....
아침에 아내가 싸 줄 것이 없다며 김밥을 뚝딱 말아 놓았다. 얼은 수박과 함께. 그리고 그 옆에 뜨거운 녹차도 한 병 놓였다. 내 아내표 오늘 점심거리다.
요즘 나이가 들어서 인지 밤에 서너 번씩 깬다. 그래서 더 피곤하다. 그 영향이 산길을 걷는 내내 발을 무겁게 했다.
마스크를 하지 않으면 지하철과 버스에서 승차거부를 당하니, 미리 챙기고 나왔다. 마스크를 하니 숨이 턱 막힌다. 그렇다고 차 안에서 벗을 수도 없다. 코에서 땀이 난다.
산에 들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다. 시원하고 상쾌하다. 오늘은 날이 꽤 덥다. 지하철에서 부터 웃옷을 없어 버리고 싶었다. 늘 겉옷을 벗던 곳보다 앞에서 옷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걷는데 바로 땀이 난다. 여름인가 보다.
지난주에 밟아 죽였던 매미나방 애벌레가 그때 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있다. 독이 팔에 올라 며칠 고생을 했기에 피해서 걸어 올랐다. 옆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는 발소리에 묻혔다. 가끔씩 불던 바람도 부는 지 전혀 모르고 땀만 죽어라 흘리고 걸었다. 이런 걸 개고생이라 하던가?
세 명도 넘게 내 앞을 질러 갔다. 여자와 늙은이와. 다리에 힘이 빠져 지나가는 걸 그냥 보기만 하던 내 심정은 낙담으로 가득했다. 왜 그랬을까? 모르겠다. 어제는 그냥 근력운동만 했는데. 결국 나이 탓으로? 그러고 싶지는 않은데....ㅠㅠ
대피소를 가장 오랫동안 올랐다. 거의 80분을. 그리고 10분을 넘게 쉬고 문수봉을 향했다. 물론 오늘은 약하게 걷자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런데 이 길에서도 누가 앞질러 간다.
난 추월하지는 못해도 따라가기는 한다. 일정하게 한 참을 따라가니 다른 길로 빠진다. 씩 웃었다.
보국문에 닿아 다음 목표인 대성문으로 가려다 오른쪽 아래로 발을 돌렸다. 너무 힘들거나 무리하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는 핑계를 댔다.
오랫만에 신은 아크 어프로치화가 옆구리가 나갔다. 고쳐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 언제 고칠 지 걱정이다. 내겐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그런게 이거 하나 뿐은 아니지만.ㅎ~~
일찍 산에 오니 여유가 있어 좋다. 두 번 째 쉬고 있는데 아직 해가 정수리 근처에 있다. 이런게 참 좋다. 특히 치료를 마치고 다시 마실 수 있어서. 그런데 이것도 매일이면 또 입원해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은 참 좋다.
특히 아롬이 녀석이 여행을 떠나 잔소리 하는 이가 없어져 좋다. 뭔 소리? ㅋ~~
집에 일찍 오니 아내가 반겨 준다. 이제 취해도 되나?ㅋ~~
집 출발. 다른 때보다 조금 일찍 나왔다.
계곡 폭포
역사관 앞. 매미나방 애벌레 때문에 공원도 전쟁이다.
중성문. 녹음이 성문을 가렸다.
산영루. 누각에 들어 시 한 수 읊고 싶지만 출입금지라....
산영루 앞 폭포. 이 바위에서 쉬는 사람들이 많다.
대피소 오르는 계곡. 여기서 세수를 하고 손수건을 빨고 간다.
대피소 앞 광장. 저 앞산이 문수봉이다.
동장대 앞. 저 멀리 문수봉과 남장대지능선이 솟아 있다.
대동문. 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이 안내판이 곳곳에 붙었다.
보국문 위에서.
보국문. 오늘은 여기서 내려갔다.
산영루 앞의 선정비군. 내 눈엔 선정비가 아니라 악정비로 보인다.
역사관 앞에서 본 백운대. 높기는 높다.
수구문 앞에서 보는 원효봉과 계곡
오랫만에 깨끗하게 봉우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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