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여행을 다녀왔다. 두세 시간이었지만 고생을 엄청했다. 아직도 모르는 곳에서 헤매던 기억이 생생하다. 여행을 못 가니 별별 꿈을 다 꾼다. 산에 다녀와 피곤해 곯아 떨어져서도 참 멀리 다녀왔다.
금요일에 자기들 모임에 간다고 아들이 손주를 맡겼다. 덕분에 친구들 모임에 가지 못했지만 손주와 아주 오래 함께 놀았다. 이제 11달 짜리가 깔깔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이세상에 온 큰 즐거움이다.
토요일 낮에도 모임이 있다고 아들 가족이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잤다.
새벽에 눈을 뜨니 비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산에 가야겠다고 일어났는데 그새 24시 마트에 다녀온 아내가 비에 맞은 모습이다. 산에서 내려와도 막걸리를 마시지 못 하는데 그냥 손주와 놀까 생각하다가 아들 식구가 곧 나갈 것이니 내가 먼저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배낭을 꾸리는 사이 손주가 깼다. 역시 귀엽고 예쁘다. 요녀석과 종일 놀았으면 좋겠다.
아침을 먹고 배낭에 마트표 샌드위치와 수박, 뜨거운 물을 넣고 우산을 더 챙겼다.
아내와 같이 내집에서 처음 아들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8시 반이 넘어 집을 나섰다. 비는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밖에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지하철에서는 앉아 다닌다. 비가 오는데도 산에 가는 사람이 많다. 아직까지 산에서 감염된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하긴 몸이 불편한 사람은 산에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계곡입구에 서니 구름이 허리까지 내려왔다. 개울물 소리가 차갑지만 겉옷을 벗어 넣고 이어폰을 끼고 걸었다. 산입구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산속은 인적이 드물다. 이런 것이 참 좋다.
역사관 앞 의자에 앉아 쉬려는데 다 젖어 있다. 지붕이 있는 다리앞 의자엔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만 그곳으로 들어가 배낭커버를 씌우고 물 한모금 마시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어내고 우산을 펴고 길로 나섰다. 비를 가릴 수 있는 곳이 이곳뿐이라 쉬려는 산객들이 계속 들어왔다.
부슬비로 내리던 비가 오락가락하다가 어느새 다시 구름으로 변해 정자에서 우산을 접어 넣었다. 산영루가 구름에 반쯤 잠겼는데 모습이 동양화 같다.
오늘은 미끄러질 수 있는 곳은 피하기로 마음을 먹고 쉽고 편한 길을 찾아 걸었다. 백운동계곡을 따라 오른 후 대성사를 휘돌아 청수동암문으로 향했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었는지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청수동암문 아래에서 철쭉이 반쯤 남은 꽃을 지나가는 구름이 핥도록 냅두고 있다.
청수동암문 앞 의자에 앉으려다 빗물 때문에 포기하고 서서 잠시 숨을 달랜 후 문수봉을 향해 고개를 넘었다. 문수봉은 바위를 돌아서 올라야 했는데 짧게 가려고 그냥 올랐다.
문수봉은 늘 붐비는 곳이다. 역시 오늘도 많다. 구름에 가려 사방이 보이지 않으니 등산객들이 사진 찍기 어려워 한다.
대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가려다 아랫길로 대성문으로 갔다. 누각으로 올라가 덜 젖은 자리를 찾아 앉아 점심상을 펼쳤다. 샌드위치와 수박, 작은 보온병. 그런데 보온병의 뜨거운 물이 맹물이다. 내가 넣는 바람에 차 넣는 것을 빠뜨렸다. 그래도 찬 구름속에서 뜨거운 물이 얼마나 고마운가?
능선으로 보국문으로 가려다 이내 마음을 바꿔 계곡으로 향했다. 대성사 앞에서 부터는 오를 때 걸었던 길이다. 내려오는 길 중간 물 건너는 곳에서 손수건도 빨고 바지가랭이에 묻은 흙도 털고 닦은 후 걸었다.
역사관 앞 의자에서 잠시 쉬며 배낭커버에 묻은 새똥도 닦은 후 산을 내려왔다.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기가 어렵듯 내 쉼터를 그냥 지나기가 쉽지 않았다. 한 번 정도 마셔도 된다는 유혹을 떨치고 집으로 왔다.
더운 물에 샤워하고 딸이 만들어 놓은 간장찜닭에 밥 한 그릇을 먹고 피곤해 자리에 들었다가 꿈에서 깼다.
이제 식도염 약은 일주일치 남았고, 3주 후에는 용담리계곡에 텐트를 친다.
금요일에 자기들 모임에 간다고 아들이 손주를 맡겼다. 덕분에 친구들 모임에 가지 못했지만 손주와 아주 오래 함께 놀았다. 이제 11달 짜리가 깔깔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이세상에 온 큰 즐거움이다.
토요일 낮에도 모임이 있다고 아들 가족이 아주 오랜만에 집에서 잤다.
새벽에 눈을 뜨니 비 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산에 가야겠다고 일어났는데 그새 24시 마트에 다녀온 아내가 비에 맞은 모습이다. 산에서 내려와도 막걸리를 마시지 못 하는데 그냥 손주와 놀까 생각하다가 아들 식구가 곧 나갈 것이니 내가 먼저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배낭을 꾸리는 사이 손주가 깼다. 역시 귀엽고 예쁘다. 요녀석과 종일 놀았으면 좋겠다.
아침을 먹고 배낭에 마트표 샌드위치와 수박, 뜨거운 물을 넣고 우산을 더 챙겼다.
아내와 같이 내집에서 처음 아들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8시 반이 넘어 집을 나섰다. 비는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밖에 다니는 사람이 많지 않아 지하철에서는 앉아 다닌다. 비가 오는데도 산에 가는 사람이 많다. 아직까지 산에서 감염된 사람이 없어 다행이다. 하긴 몸이 불편한 사람은 산에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계곡입구에 서니 구름이 허리까지 내려왔다. 개울물 소리가 차갑지만 겉옷을 벗어 넣고 이어폰을 끼고 걸었다. 산입구에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산속은 인적이 드물다. 이런 것이 참 좋다.
역사관 앞 의자에 앉아 쉬려는데 다 젖어 있다. 지붕이 있는 다리앞 의자엔 사람들이 북적거리지만 그곳으로 들어가 배낭커버를 씌우고 물 한모금 마시고 신발에 들어간 모래를 털어내고 우산을 펴고 길로 나섰다. 비를 가릴 수 있는 곳이 이곳뿐이라 쉬려는 산객들이 계속 들어왔다.
부슬비로 내리던 비가 오락가락하다가 어느새 다시 구름으로 변해 정자에서 우산을 접어 넣었다. 산영루가 구름에 반쯤 잠겼는데 모습이 동양화 같다.
오늘은 미끄러질 수 있는 곳은 피하기로 마음을 먹고 쉽고 편한 길을 찾아 걸었다. 백운동계곡을 따라 오른 후 대성사를 휘돌아 청수동암문으로 향했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었는지 나무들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다. 청수동암문 아래에서 철쭉이 반쯤 남은 꽃을 지나가는 구름이 핥도록 냅두고 있다.
청수동암문 앞 의자에 앉으려다 빗물 때문에 포기하고 서서 잠시 숨을 달랜 후 문수봉을 향해 고개를 넘었다. 문수봉은 바위를 돌아서 올라야 했는데 짧게 가려고 그냥 올랐다.
문수봉은 늘 붐비는 곳이다. 역시 오늘도 많다. 구름에 가려 사방이 보이지 않으니 등산객들이 사진 찍기 어려워 한다.
대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가려다 아랫길로 대성문으로 갔다. 누각으로 올라가 덜 젖은 자리를 찾아 앉아 점심상을 펼쳤다. 샌드위치와 수박, 작은 보온병. 그런데 보온병의 뜨거운 물이 맹물이다. 내가 넣는 바람에 차 넣는 것을 빠뜨렸다. 그래도 찬 구름속에서 뜨거운 물이 얼마나 고마운가?
능선으로 보국문으로 가려다 이내 마음을 바꿔 계곡으로 향했다. 대성사 앞에서 부터는 오를 때 걸었던 길이다. 내려오는 길 중간 물 건너는 곳에서 손수건도 빨고 바지가랭이에 묻은 흙도 털고 닦은 후 걸었다.
역사관 앞 의자에서 잠시 쉬며 배낭커버에 묻은 새똥도 닦은 후 산을 내려왔다.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기가 어렵듯 내 쉼터를 그냥 지나기가 쉽지 않았다. 한 번 정도 마셔도 된다는 유혹을 떨치고 집으로 왔다.
더운 물에 샤워하고 딸이 만들어 놓은 간장찜닭에 밥 한 그릇을 먹고 피곤해 자리에 들었다가 꿈에서 깼다.
이제 식도염 약은 일주일치 남았고, 3주 후에는 용담리계곡에 텐트를 친다.
계곡폭포.
중성문.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난 산에서는 비닐우의를 못 입겠다. 땀이 빠져나가지 않아 몸에서 나는 냄새까지 맡느니 차라니 비를 맞고 만다.
산영루. 이제 구름속으로 들어 왔다. 구름 속엔 신선들이 산다지?
대피소와 대남문 갈림길. 왼쪽엔 꽃, 오른쪽엔 작년에 자랐던 억새
이 계곡 제일 위에 있는 다리. 이 아래에서 아니 위쪽에서도 알탕을 했었다.
대성사를 지나 청수동암문 가는 길의 쓰러진 벗나무
구름 속에서 철쭉이 희롱거리고 있다.
이 계단 끝에 청수동암문이 있다.
청수동암문. 구름이 흐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구름이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증명사진.
좋은 카메라를 메고 있는 산객이 찍어줬는데..... 왠 머리가 이리 크냐? 4.5등신이네....
병꽃나무라고 한다. 북한산에 지천인데 이제야 '모야모'에서 이름을 알았다.
대성문. 이제 내려간다.
저 나무 아래 산객이 지나 갈 때를 아쉽게 놓쳤다.
수구문 자리. 성곽이 원상태로 복원된 것이 아닌 것 같다.
계곡물이 많을 때 여기서 보는 원효봉이 참 멋진데 구름에 가렸다.
구름이 배꼽 아래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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