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친구들과 강화도 함허동천 제1야영장 52번 데크에서 1박2일을 지내고 왔다.
오후 2시 넘어서며 내린 비가 일요일 아침까지 내렸다. 이 비에 지붕이 있는 퍼걸러가 새어 이리저리 비를 피해다니며 식사를 해야한 것도 이제 쉽게 잊히지 않을 추억이 되었다. 정오에 야영장에 겨우 들어가 사이트에 자리잡고 텐트를 설치한 후 다들 마니산 등산에 나섰는데 나는 그냥 내키지 않아 짐을 지킬 겸 텐트에 남았다. 두 시간을 넘게 혼자 음악을 듣고 비 구경도 하면서 지내다 친구들이 내려온 후에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했다.
약암의 마켙에서 사온 고기, 생선, 채소와 식사 도구들로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게 많이도 먹었다. 그리고 또 기억이 사라졌다. 눈을 뜨니 텐트 안인데 내 매트엔 다른 이가 자고 있고 난 바닥에 있는데 비가 들어와서 옷이 다 젖었다. 그냥 잘 수가 없어서 일어나 차로 잠을 자러갔다. 차 안에 있던 침낭을 펴서 푹 잘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 텐트로 올라가니 안에 두었던 옷이며 모든 짐들이 다 젖어 있었다. 텐트 안은 모기가 수천 마리는 있어 보였고....... 비 때문에 올 2월 이후 다시 차박을 본의 아니게 했다. 그리고 헤드랜턴이 없어져서 이틀을 찾았는데 차안에서 화요일에 청소하다 찾았다.
늦은 점심을 먹기 시작하며 딴, 터키에서 딸이 사온 독특한 향의 예니락은 물과 섞이자 하얗게 변하는 마술과 함께 나를 망각의 세계로 몰아넣었다. 잊으려고 하지 않게 미리 잊어버린 늦은 밤은 어찌 보냈을까? 의자에서 자고 있기에 텐트로 가라고 했다던데.... 오는 길에 들린 벌말매운탕의 메기매운탕이 별로라고 느껴지게 만들었으니 간밤의 전투가 무척 치열했으리라 짐작이 된다.
장마비 때문에 모든 계획과 짐들이 엉망이 된 날. 와서 젖은 짐 정리하느라 더 고생한 날.
그래도 친구들과 함께 했어서 좋았던 날. ㅎㅎㅎ
1954 - 1969년 생까지 모여서 노는 것도 우리 산친구들 외엔 없지 않을까? 다음수도권4050산악회의 올대장 산행에서 만나 알게된 것이 거의 10년이 되어 가는데 산악회에서는 밀려(?)나고 이리 가끔씩 만나고 있다. 가을에 또 보자고 하는데, 이 친구들과 계속 보려면 난 정신을 놓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2시부터 입장이 된다고 해서 입구의 가게 옆에서 라면을 끓여 간단히 막걸리 한 잔
여섯이 다 잔을 모았다.
내 텐트를 설치 중. 이 텐트는 비가 새서 다음날 눈비돌에게 분양되었다. 이 멤버들이 저 텐트에 같이 묵었다.
텐트를 설치하고 위의 퍼걸러로 공용장비와 먹거리를 옮기는 중. 비탈에 돌맹이 위를 넘는 것이라 무지 힘들었다.
터키에서 딸 손에 온 1리터짜리 예니락. 참 향이 독특했다. 물을 넣ㄷ자 하얗게 변하는 것도 신기했고.
다들 마니산으로 간 사이 혼자 남아서....
숯불향이 배게 돼지고기를 잘 구워야지....
숯불 옆에 고구마도 넣고 마늘쫑도 얹고....
아직은 배가 고프고 다른 술이 나오지 않았다.
고등어구이, 청어구이, 새우구이도 하고. 난, 고등어만 생각난다.ㅠㅠ
비오는 텐트 사이트. 물이 새는 텐트는 정말 아니다.
모습이 취했다.
숨은벽의 텐트. 퍼걸러 아래에 쳤는데도 비가 샜단다. 잔 사람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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