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1. 오늘이다. 지금은 오후 3시가 넘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2021년이 왔다. 오지 말라고 그리 부탁했건만 도둑고양이 처럼 몰래 왔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재단해 놓은 시간 단위가 큰 의미를 갖게 되어 우리의 삶을 옭아 매고 있다. 나 또한 그 구렁텅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새해 첫 해를 산에서 보겠다고 집을 나섰다. 코로나 때문에 북한산 문을 7시에 연다고 했다. 그러면 예전의 새해 첫 날, 내가 산에 들 때 마다 떼로 내려오던 이들을 볼 수 없단 얘기다. 동네 산에 가거나 차를 갖고 해맞이 하기 좋은 곳을 갈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다. 그냥 평소처럼 집을 나섰다. 배낭엔 과일도 김치도 없이 튀김컵라면 작은 것 하나만 넣었다. 그런데 동네 아침 기온이 영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