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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행궁지 - 대성문, 동수 광수와

고 3이던 1973년 한 해 사연 많던 5반 교실에서 같이 지냈던 동수, 광수와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 2주 전에 카스에서 대화를 하다가 친구들과 산에 같이 가기로 했다. 한참 있다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오늘이다. 최상락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도 그립다. 아내가 어거지로 꾸려준 유부초밥과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을 넣고 시간에 맞게 집을 나섰다. 탄현역을 향해 가다 보니 다음 차까지 시간이 무척 많이 남았는데 그걸 타면 약속시간에 반드시 늦는다. 그래서 대화역으로 가기 위해 타지 않던 773번을 탔는데 광수와 톡을 하다가 버스가 정거장을 지나쳤다. 버스에서 내려 주엽역까지 한참을 죽어라 걸어 가서 지하철을 탔는데 그냥 탄현에서 탔을 것과 같은 열차다. 고생만 더 했다. 백석에서 그냥 탔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

등산 2021.01.24

1.17 보국문 - 대피소

참 오랫만에 쉼터의 내 자리에 홀로 앉았다. 어제 왔었으면 산친구와 왔었을텐데 손주가 집에 오는 바람에 오늘 왔다. 아침에 손주의 재롱을 보기 위해 아들 식구들이 떠나기 전까지 되도록 오래 있다가 서둘러 산으로 왔다. 벌써 근 두 달을 운동을 하지 못해 몸도 불고 배도 나오고 체력도 떨어져 산에라도 오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아 산엔 무조건 오고 있다. 내가 건강해야 손주도 볼 수 있으니까. 이제 설날이나 돼야 다시 볼 것 같다. 지난주에 아파트 지하 배수관이 막혀 저층인 내집까지 물이 넘쳐 그걸 치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었다. 기름을 싱크대나 배수구에 그냥 부어서 일어난 일로 보인다. 기름은 종이로 닦아낸 후 설겆이를 하자!!! 손주 재롱을 보다가 아들식구들이 갈 준비들을 하기에 컵라면을 넣고 10시 반..

등산 2021.01.18

1. 9 대남문 - 대동문

오지게 추운 날. 마스크 사이로 나간 입김이 모자에 붙어 긴 고드름을 만든 날이었다. 그리고 하산주에 기억이 끊겨 버린 날, 이렇게 정리하면 되는 날. 아침에 눈을 떠 기온을 확인하니 영하 19도다. 2008년 크리스마스에 울란바트르 근교의 체체궁산을 올랐을 때가 산 아래에서 영하 35도, 산 위에서 영하 40도 였는데 이 온도에 산에 못 갈 내가 아니다. 아내가 큰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아 놓았다.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라고 김치와 함께. 그리고 핫팩도 한 개 꺼내 놓았다. 내의를 등산용으로 갈아 입고 두꺼운 양모 양말과 등산 양말을 껴 신고, 새로 산 자켓을 입으니 몸이 둔해진 느낌이다. 그래도 추위에 견디려면 어쩔 수 없다. 마스크 까지 끼고 거울을 보니 곰탱이 같다. 승객이 적은 대중교통 ..

등산 2021.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