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3이던 1973년 한 해 사연 많던 5반 교실에서 같이 지냈던 동수, 광수와 산에서 하루를 보냈다. 2주 전에 카스에서 대화를 하다가 친구들과 산에 같이 가기로 했다. 한참 있다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오늘이다. 최상락 선생님과 다른 친구들도 그립다. 아내가 어거지로 꾸려준 유부초밥과 뜨거운 물이 담긴 보온병을 넣고 시간에 맞게 집을 나섰다. 탄현역을 향해 가다 보니 다음 차까지 시간이 무척 많이 남았는데 그걸 타면 약속시간에 반드시 늦는다. 그래서 대화역으로 가기 위해 타지 않던 773번을 탔는데 광수와 톡을 하다가 버스가 정거장을 지나쳤다. 버스에서 내려 주엽역까지 한참을 죽어라 걸어 가서 지하철을 탔는데 그냥 탄현에서 탔을 것과 같은 열차다. 고생만 더 했다. 백석에서 그냥 탔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