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4

11.23 대성문 - 행궁지

춥다. 산의 기온도 집안도 내 앞의 막걸리도 춥다. 손주들 봐주러 간 아내는 내일이나 오니 며칠 째 혼자라 더 춥다.  쌀을 어제 밤에 씻어 앉혀 놨으니 일어나 불만 켜면 된다. 이젠 나이가 들어 너무 이른 시간에 깨는 게 당연하다고들 하는데도 난 늘 싫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은 것이 밖의 기온이 낮은 가 보다. 닷새 후에 3일간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다음주에는 산에 못 간다. 그러니 오늘은 꼭 산에 가야 한다. 편의점에서 가지고 온 햄버거와 제주도 친구가 보내준 감귤 2개, 물을 넣는 것으로 배낭꾸리기는 끝났다. 그런데 오늘 배낭을 잘못 골랐다. 맨티스가 아닌 큰 것으로 메어야 했다. 이제 겨울이니 두터운 옷을 쉽게 넣고 뺄 수 있어야 하니 말이다.  설겆이까지 했는데도 7시가 안 됐다. 7:1..

등산 2024.11.24

11.16 대피소 - 보국문

새벽에 눈을 뜨고 날씨를 보니 오후 2시부터 비가 온단다. 그리고 기온은 16도. 초가을 날씨다. 지난주에 못 갔으니 오늘은 하늘이 반쪽이 나도 산에 간다.김장을 해서 피곤해 하는 아내를 깨워 같이 아침을 먹고,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그런데 옷을 겨울 것으로 잘못 입어 탄현역으로 가는 데 벌써 땀이 난다. 6-1승차장에서 헬스장 친구인 계사장을 만났다. 그제 저녁에 같이 진하게 마셨고 어제도 운동하며 봤는데도 역시나 반갑다.  새로 생긴 37번 버스 덕에 탄현역에서 한 시간 만에 산에 왔다. 산에 닿자마자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으니 살 것 같다. 계곡으로 들어가니 썰렁하다. 활엽수 잎이 거의 다 져서 하늘이 환하게 보인다. 산 아래 계곡엔 아직 가을이 조금 묻어 있다. 희미한 물소리를 옆에 끼고 땀..

등산 2024.11.17

도상 47회 졸업 50주년 모임

2024.11. 9(토) 오후 1시에 청운동의 모교 강당에서 졸업 50주년 기념 동창회가 열렸다. 이제 칠순인 친구들 백여 명이 모였다. 50년 만에 보는 친구들도 여럿이었고, 외국에 나가 살던 친구들도 여럿이 모임에 참석하려 들어왔고 지팡이를 짚고 온 친구들도 여럿이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는 대화거리가 없어 서먹했지만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것으로도 즐거웠다. 열성적인 친구들 중 여럿이 일이 있어서 참석 못해 아쉬웠다. 우리가 1971년에 420명이 입학했는데 410명 정도가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중 38명이 다른 세상으로 먼저 갔다. 우리도 곧 따라갈 것이지만 즐겁게 더 지내지 못하고 먼저 간 것이 안타깝다. 반가운 마음에 조절하지 못하고 쏟아부은 술들 때문에 기억이 끊긴..

친구, 술 2024.11.12

11. 2 행궁지 - 대피소

시월을 지난 첫 주말. 지난 주말은 손주들과 놀았고 오늘은 집에 있으니 무조건 산에 간다. 친구들과 속초를 다녀온 피로가 주말 까지 이어졌지만 올해 늦은 단풍은 보아야 했다. 욕심 때문에  투자를 잘못해 몇 주간 매일 6자리(다행히)의 손실을 보고 기분 나빠 있는 것은 산에 가는 것과는 별개다.3시 반에 깬 잠을 다시 자기엔 눈이 말똥하니 포탈에서 뉴스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 일어났다. 아내는 열 시 까지 푹 자고 싶었다며 싫은 소리를 한다. 산에 가지 않으면 안 되냐고. 내가 해 먹고 가겠다는 데도 굳이 일어난다.  집에서 7시에 나와 15분 열차를 탔다. 늘 타던 차의 앞 차인데 빈 자리가 많다. 산 까지 편하게 갔다. 일기예보에 낮 기온이 22도 까지 오른다는 것을 보고도 두꺼운 겨울 티를 입은 것을..

등산 2024.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