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술을 마시는 날이 훨씬 더 많아졌다. 반주까지 포함하면 일요일 하루를 빼면 매일같이 마신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생각하지만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주는 대로 마시고 있다. 어제도 그랬고, 더구나 마신 술이 모자라 집에 들어오면서 막걸리를 한 병 사와서 집에서 마시고서야 잤다. 그리고 새벽에 눈을 뜨니 피곤한 기운이 남아 있어 이불 속에서 뭉기적 대다가 7시 경에야 일어났다.
아침 밥을 먹고 배낭을 꾸린 후 어제 딸이 같이 산에 가겠다고 한 말이 생각나서 자는 녀석을 깨우니 제 엄마의 등산복을 입고 기꺼이 따라 나선다. 대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구파발에서 내려 주말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 내렸다. 딸녀석이 자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못 걸었다고 하면 다음부터 절대 따라오지 않겠다고 하는 바람에 천천히 걷는 중이라든가, 거리가 너무 짧다든가 하는 말은 입밖에 내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보다 잘 걸어서 내가 힘들 지경이었다. 북한산대피소를 올라가다가 부천대학의 한희진, 용인송담대학의 김종필 팀장이 청계산에 올랐다 내려와서 식사를 하려한다는 전화가 와서 다음에 같이 등산을 하자는 약속을 했다.
오후 5시에 관리단 사무실 문을 열 일이 있어서 시간에 맞추느라 코스를 짧게 잡았다. 계곡을 따라 걷다가 북한산대피소로 올라가 동장대를 거쳐 대동문에서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앞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등산화끈을 조이지 않는 바람에 신이 헐거워 걷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다음엔 절대 느슨하게 하면 안 되겠다. 아카데미하우스 바로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수유역에서 내려 종로5가까지 지하철로 가서 광장시장에 들어가 시장을 한바퀴 둘러 본 후 한 곳에 들어가 머리고기와 순대 한 접시, 빈대떡을 막걸리 한 병과 함께 주문해서 같이 먹고 나와 집으로 왔다. 등산을 다녀왔으면 막걸리 한 잔하고 쉬는게 순서이고 그래야 피로도 덜한데 5시에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6시 반 넘어 기다리다가 7시에 집에 들어오니 정말 피곤하다. 이제 바로 골아떨러질 것 같다.
산입구(10:21)
중성문(10:58)
(11:37)
동장대(11:58)
대동문(12:11)
(12:38)
아카데미하우스 앞(12:51)
그리고 덤 하나...광장시장에서 먹은 빈대떡과 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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