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21 눈 내리는 산

PAROM 2012. 1. 22. 22:03

 새해 들어 작년에 일상적으로 다니던 코스를 한 번도 제대로 타지 못했다. 아직 3주 밖에 되지 않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고, 중간에 내려가야 할 일이 생기니 어쩔 수 없다.

 새로 산 26리터짜리 배낭에 숭늉을 담은 머그컵, 과일, 빵과 물을 한 병 담고 밖을 보니 하늘이 잔뜩 찌푸려 있다. 아무래도 눈이나 비가 올 기세다. 하여 우산을 배낭에 챙겨 넣었다. 집을 나와 아파트 정문을 향해 가는데 앞 동에 사는 현기가 크락슨을 울린다. 타이밍벨트를 갈러 가는 길이란다. 헤어져 구파발 버스정거장에서 줄을 서 있는데 도상 16년 후배인 김동규 군이 산에 가는 길이라며 인사를 한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얘기를 하다가 다른 일행을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4시간 후에 내려와서 만나면 막걸리를 한 잔 하자고 하고 헤어졌다.

 날이 포근해 걷는데 땀이 많이 났다. 북한동 식당들이 철거된 자리에 설치한 휴식공간에서 웃옷을 벗어 배낭에 구겨 넣고 티셔츠 차림으로 산길을 걸었다. 하늘이 찌푸렸더니 눈이 내린다. 펑펑 쏟아지지는 않았지만 옷을 적신다. 북한산대피소로 방향을 잡고 오르니 한 시간을 막 넘겼다. 지난 주에 아롬이와 같이 왔을 때는 한시간 20분 가까이 걸렸는데 이번엔 평소와 같은 시간이 걸렸다. 핸드폰을 꺼내보니 수진이에게서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걸으니 박희진 팀장의 어머니가 어제 돌아가셔서 연락을 했단다. 마음이 급해 졌다. 어디서 내려가야 하나 생각을 했다. 오늘도 완주는 틀렸고 시간에 맞추기 위해 걷다보니 보국문을 지나고 있다. 대성문이나 대남문에서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코스에서 가장 빨리 차도로 나가는 길은 대남문에서 구기동으로 가는 코스로 한 시간이 안 걸린다. 그래서 하산길을 그 코스로 잡았다. 집에 가서 쌰워하고 옷 갈아 입고 버스타고 인천 한림병원으로 갈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진다. 내리던 눈은 오는지 마는지 갈피를 못 잡겠는데 대성문에서 대남문으로 넘어가는 길에는 미끄러울 정도로 눈이 쌓여 있었다. 대남문에서 구기동까지는 거의 뛰다시피 내려왔다. 대곡역에서 문산행 열차를 기다리는데 김동규 군이 전화를 했다. 거의 다 내려왔다고. 그래서 친구 모친이 돌아가셔서 조문을 가야된다고 하며 다음에 만나자고 했지만 진작 전화해 주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그리고 조문을 가서 막걸리를 너무 많아 마셨다. 정재준 사장과 2차까지 갔는데 그 이후로 기억이 안 난다. 오늘 간신히 일어났는데 머리가 아픈 것이 저녁까지 왔다. 한결이가 전을 부치고 물도 떠오고 설겆이도 해줘서 마누라가 맡긴 일을 했다. 더구나 운동화까지 한 켤레 설선물이라며 사주니 다 키웠구나 하면서도 돈을 막 쓰는 것을 보면 못마땅 하기도 하고......

 

집 앞(8:56) 

(10:24) 

(10:53) 

(11:13) 

(11:25) 

대동문(11:53) 

보국문(12:02) 

(12:07) 

(12:08) 

(12:08) 

 

대남문(12:28) 

 

대남문(12:32) 

구기동계곡길(12:56) 

(13:09) 

구기동입구(13:13)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25 한달 만의 등산  (0) 2012.02.26
1.28 관악산  (0) 2012.01.29
1.14 딸과 함께 북한산을  (0) 2012.01.14
2012년 첫 산행을 백운대로  (0) 2012.01.08
2011.12.31 정년기념 산행  (0) 2011.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