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6.7 - 6.8 안동시와 계룡시

PAROM 2014. 6. 9. 01:12

날짜를 잡기 힘들어 무조건 분기별 첫번째 토요일에 출발한다고 모임에 알렸기에 며칠의 연휴가 계속되는데도 어쩔 수 없이 현충일 다음날 안동으로 가게 되었다. 이모임은 같은 회사에 다녔던 사람들이 봐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대개 같은 직종이나 같은 부서에 근무하던 사람들이 퇴직 후에 만나는 데 우리 8명은 모두 다른 직종(토목, 건축, 전기, 통신, 경리, 총무)에 같은 부서에 근무한 적도 없고 단지 비슷한 나이란 점만 있으니 행사에서 우릴 보면 다들 궁금해 한다. 그래도 우린 이 모임을 근 10년이나 이어왔고 앞으로도 걸어다니고 막걸리 잔을 들 힘만 있으면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하고 1박2일 동안 주는 술잔을 다 마신 후 실수를 하지 말고 남을 배려하여야 된다. 내가 가입하려고 해도 힘든 조건이다.

 

전에 내 차가 트라제일 때에는 차 한 대에 모두 타고 갈 수 있었지만 단골로 가던 정비소에서 수리를 해주지 않아 폐차를 시킨 바람에 이젠 그게 되지 않아 서울에서 출발하는 인원이 6명이라 두 대가 가게 되었다. 누가 차를 가져갔으면 좋겠는데 모두들 운전하기를 싫어하는지 운전하면 술을 마시지 못하니까 안 가져가려는 것인지 암튼 못마땅한 구석이 있다. 결국 이번에도 나는 긴긴 시간을 비몽사몽 간에 운전을 했고 식사 중의 반주와 이별주를 물과 음료수로 대신해야 했다.

 

 이번에 간 곳은 안동시 길안면 대사리 마을회관 뒤에 있는 친구의 친구 집으로 이번이 우리 모임에서 두 번째 가는 곳이다. 일산에서만 차가 두 대 출발했는데 나는 백석과 구로에서 친구들를 태우고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중앙고속도로로 갔는데 참 멀었다. 막히진 않았지만 시간도 적지 않게 걸렸고 거리도 속초에 가는 것보다 멀었다. 여주가남휴게소에서 다른 차를 만나서 같이 안동 시내 홈플러스 지하에 주차하고 길 건너 식당에서 선지해장국으로 점심을 때웠다. 그 식당에서 노닥거리다 계룡시에서 혼자 온 친구를 만나 홈플러스에서 이틀간 먹을 것과 자잘한 것들까지 구입하고 중간에 투망도 새로 사고 닭도 산 후 숙소로 가니 오후 4시가 훨씬 넘었다.

 

 안동에 접어드니 개울에 사람들이 많다. 모두들 물속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다슬기를 잡는 모습이다. 사람이 저렇게 많으면 남아나는 다슬기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를 댈수 있는 공간이 있는 개울가 마다 사람들이 있고, 다리 아래마다 천막이 잔뜩 들어서 있다. 고기 잡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안동시내에서도 30키로미터를 넘게 달렸다.

 

 짐을 풀고 차 한 대는 주왕산으로 닭백숙을 할 달기약수를 뜨러 간 후 나머지 친구들은 냇가로 내려간 사이 급하게 오징어를 데치고 쏘세지를 볶아서 급속 안주를 만들어 집주인 내외와 인사하고 막걸리를 마신 것을 시작으로 이틀 동안의 먹기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먼저 집주인이 아침에 잡아서 넣어둔 꺽지 등 물고기를 냉장고에서 꺼내 조림을 만들었다. 처음엔 튀김을 하려고 준비를 해 갔는데 물고기가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조림을 했는데 무 대신 양파를 바닥에 깔고 마늘과 고추장, 파, 간장, 청양고추, 엄나무 잎만으로 만들었는데도 곧 그 많던 조림이 없어졌다.

다음은 닭백숙. 달기약수를 넣고 오랫동안 끓여 국물은 아침에 칼국수를 넣어 먹으려고 놔두고 살만 건져서 먹었는데 토종닭이라 크기도 했지만 두 마리라 아침까지도 다 먹지 못했다.

그 다음은 돼지고기김치찌개. 홈플러스에서 산 앞다리살과 김치로 끓였는데 이것도 아침까지 먹고도 남아 땅에 파 묻히는 신세가 되었다.

밥도 그대로 남았고 아침에 끓인 닭칼국수는 밑바닥을 깨끗하게 비웠다.

가장 중요한 막걸리 8병을 샀는데 둘이 밤새 다 마셨고 술이 떨어진 다음에야 자리에 누웠다. 물론 소주와 맥주는 많이 남았다.

 

 밤새 마신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아침 먹고 바로 운전하고 계룡시 친구집으로 가는데 길을 잘못들어 대구까지 내려갔다가 경부고속도로로 해서 갔는데 무척 피곤했다. 게다가 친구집 뒤의 고사리밭에서 한시간 넘게 고사리를 뜯었고 잠시 쉬다가 시내로 나와 생맥주집에서 간단히 한 잔하고 6시에 출발해 호남, 경부,중부고속도로로 해서 강남역에 친구들을 내려주고 9시 반 경 집에 왔는데 지금 아주 피곤해 죽을 맛이다.

더 할 말은 내일해야겠다. 2014.6.9. 01시03분

 

어제 그 피곤한 중에 쓰는 바람에 엉망진창이다. 손을 다시 보긴했지만 애초 초안이 좋지 않아 고쳐도 나아지질 않는다.

다음 모임은 9월 6,7일 인데 지금 달력을 보니 추석연휴 중이다. 빨리 얘기해서 바꿔야겠다.

아내가 어제 뜯어온 고사리를 아침에 데쳐서 말려 놓았는데 양이 제법 된다.

이제 새 투망이 생겼으니 어디 한 번 다녀와야겠다.

 

가남휴게소 

안동. 숙소 

숙소 앞 산 

 

 

 

한명은 벌써. 그런데 이 친구가 나중에 일어나 판이 더 길어졌다. 내가 보초를 섰고. 

 

 

 

계룡시 친구집 

고사리 따러 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