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번 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혼자인 여행을 고집했어야 했는데 그리고 함께 하더라도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자금관리도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리고 늘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걱정거리가 아내의 새벽 옆구리 통증. 병원에선 바이러스가 신경을 침범해서 그런 것이라 했는데 아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대상포진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여행을 떠남으로써 정산되지 못 한 돈들.
이런 것들을 잊으려 했는데 새벽 밝아오는 산을 보고 있자니 또 생각이 난다.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가 보다.
동행과 떨어져 내몸만 움직이니 제대로 여행을 온 기분이 난다. 그런데 어제 묵은 이곳 산간 부락에선 모기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정취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화장실도 그렇고 온 사방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쏟아내는 닭 배설물과 그 냄새에도 그렇고.
이곳 학교 숙소 앞 의자에 앉았다가 스쿨스테이에 대한 얘기를 듣고 카다록을 받고 20바트짜리 커피를 마셨다. 돌아가면 이곳에 대한 얘기를 쓸거다. 경치 좋고 친절하고 싸고 말도 통하고 액티비티도 있고 게다가 수익금으로 교사들 급여를 준단다. 학교운영 자금 조달이 우리나라와 다른 체계다. 학생이 많은 학교엔 정부지원금이 많고 작은 학교엔 적어 이곳 고산족 학교엔 예산이 부족해서 스쿨스테이를 해서 자금을 충당한다고 한다. 한 일주일이나 열흘 푹 쉬기 좋은 곳이다. 방콕, 치앙마이 공항으로 직접 픽업하러 가고 액티비티도 가이드 한다고 한다. 쉬려고 한다면 한 번 이용해 볼 일이다.
그리고 와이파이가 된다.
그리고 과일을 하나 아니 반쪽 얻었는데 맛있다. 툭두리안이란다. 맛 있었다. 몸에 좋은 것이란다.
7시 40분이 넘었는데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늦게까지 카드놀이를 한 모양이다. 장부에 보니 맥주를 꽤들 마셨다.
난 새벽형이라 배가 고프다.
폭포 앞
아침으로 식빵 네 조각, 바나나 두 개, 삶은 계란 한 개 씩 나왔다. 배가 차지 않았으나 나보다 덩치가 훨씬 큰 이들이 남기는데 더 먹기가 무엇하다. 식사를 마치고 어제 마신 음료값을 장부에 적힌대로 계산하고 출발했다.
한 이십 분이나 걸었을까 했는데 폭포에서 쉬라고 한다. 대부분 물속으로 풍덩한다. 나는 곧 떠날 것 같아 세수만 했다.
핸펀 배터리를 갈았더니 시간이 2014.1.1로 돌아갔다. 가이드 시계를 보니 10시 25분이다. 시계가 아침부터 한시간 반 가량이 늦었다.
다시 폭포 앞
1박 2일 팀 다섯 명-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 온-과 헤어지고 난 후 한참을 산길과 논길을 걸었다. 카렌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네 명이 걸으니 무척 단촐하다. 여기서 세 시에 떠난다고 하였으니 거의 두 시간 반을 쉬는 것이다. 그런데 물속에 안 들어갔다. 수영복으로 갈아입을 곳이 없고 게을러서.
졸려서 평상에 누워 잠을 자다가 시끄러운 소리에 깼다. 열 명이 넘는 인원이 도착했다. 오늘 저녁에 같은 숙소에 묵는다고 하니 또 시끄럽게 생겼다. 오늘도 일찍 누워야 겠다.
인터넷이 안 되니 속이 편하다. 하지만 궁금하다. 내일 저녁 까지는 세상과 단절이다. 더 깊은 산속이지만 인터넷이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ㅎ~~
어서 샤워하고 싶다. 옷도 빨고.....(14:59)
이제 카렌족 마을에 도착해 씻고 저녁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팀보다 늦게 폭포에 도착해 떠들던 11명이 도착해 무척 시끄럽다. 식탁에서 술 마시기 게임을 하는데 도대체 모르겠다. 리투아니아 친구 등 나 포함 3명만 빠졌다. 저 게임에 빠져들면 죽음이다. 카드 한 장 뒤집을 때마다 서너 명이 마신다. 강제로. 어떤 경우엔 캔을 비운다. 뒤집은 카드에 따라 게임을 정하기도 하고 술도 마시게 한다. drug 이름 대기를 하는데 그런 것은 모른다고하니까 그냥 넘어간다. 마약 종류가 그리 많은 줄 몰랐다. 차 이름 대기에 미국 친구가 걸렸다. 술이 마시고 싶었나 보다.
이제 저녁을 먹고 모기장 안으로 들어와 편하게 엎드렸다. 저 친구들 탁자에 모기향을 피워주니 좋아한다. 모기는 모두의 적이다.
나와 같은 일행 세 명은 잠시 후 부터 시작될 새로운 게임 또는 음악 파티에 참가할 생각이 짙다. 숙소가 끝에 있어 다행이다. 젊은 친구들이니 당연하고 내가 저 나이라도 그러겠다. 젊음이 부럽다.
내일 아침 8시 반에 출발한단다.
출발 전에 빨아 널어 놓은 옷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이제 책을 보다가 졸려야겠다.
지금 밖이 너무 깜깜하다. 그런데 시간은 오후 6시 38분이다. 우리나라 보다 금방 그리고 빨리 어두워진다.(18:39)
여긴 전기도 없고 당연히 인터넷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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