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카오산 아롬디커피에 있다.
커피점에서 나와 여섯 시간 넘게 있다가 다시 커피점에 왔다. 그것도 둘 다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순전히 동행 탓에.
아속역에서 네 정거장을 걸어 샤암역 까지 갔다. 덥기는 했지만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였고 길가의 빌딩과 백화점에 잠시 들려 땀을 식히고 다시 걸었다. 싸판딱신까지 표를 사 bts에서 내려 배를 타고 카오산 옆의 파아팃에 내렸다. 굳이 여기에 오고 싶어하여 오게 됐고 한참을 죽치다 황금산 사원에 가 꼭대기에 올랐다 내려와 아롬이가 알려준 얌운센필레를 맛봤다. 처음 먹어보는 태국음식인데 젓갈이 들어가 향이 났고 약간 시면서 매운....
친구가 은팔찌를 샀다. 부인에게 선물한다고. 여행비를 아껴서 샀는데 대단하다. 난 그냥 어제 산 과일로 때울거다.
이제 조금 더 있다가 휠람퐁역으로 가서 배낭을 찾고 샤워하고 공항으로 갈거다.
그리고 내일 밤 한 시에 이륙이다.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16:53)
공항에서 대기 중
기분이 무척 나쁘다. 아침에 역에 내려서 배낭을 맡겼는데 쥐가 슬었다. 역에서 샤워를 하려고 수건을 찾아 배낭을 깊이 뒤졌는데 냄새가 나고 축축해서 보니 비닐포장 통조림 한 개가 슬어 있고 옷도 젖어 있었다. 이미 배낭을 가지고 나왔으니 따질 수도 없고....
아무튼 이번 여행은 최악이다.
그나저나 배낭까지 쥐가 슬었으니 이일을 어쩌나. 튼튼한 것을 대고 내가 직접 궤매던지 해야겠다. 옷도 다시 모두 세탁해야할 것 같고. 앞으론 긴여행은 절대 혼자다.
커피점에서 샌드워치를 싸갖고 일찍 나왔는데 샤워를 하고 공항철도로 오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너무 일찍 와서 제주항공 창구가 문을 아직 안 열었다. 비행기도 벌써 50분 연착한다고 떴다. 더 늦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쥐가 뜯은 음식 냄새가 계속 난다. 돌겠다. (21:43)
비행기 안
ㅠㅠ
다 썼는데 날아 갔다. 뭘 잘못 건드려서.
비행기 옆좌석을 다 차지하고 오고 귀국 면세점에서 아무 것도 안 사오기 처음이다.
이번 여행이 그나마 이것으로 워안을 받으려는지. 과일 선물이 될 수 있을지 마눌이 화를 내지 않을지 걱정이다.
창문을 살짝 열고 밖을 봤더니 저아래 구름이 잔뜩이다. 춥다고 하는데 얇은 양복바지와 만발의 샌들 차림이다. 짐을 찾으면 점퍼를 입어야 한다.
아직 한 시간도 더 가야한다. 방곡에서 네시간 반 전에 떠났으니 아직 우리 영공이 아닐 것이다. 어서 가서 짐 정리하고 샤워하고 약 바르고 쉬고 싶은데 할 일이 많다.
다음 여행을 허리와 다른 여건 때문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하게 된다면 내 스타일로 할 거다. (06:24)
기내에서 싱글몰트위스키가 42불 짜리가 있어서 샀더니 10년 짜리다. GLENMORANGIE다.
과일이 검역센터에 걸려서 압류 당했다.
태국에서 들여올 수 있는 것은 초록바나나, 두리안, 코코넛,파인애플은 가능하단다. 일반인이 알 수가 있나. 매번 인터넷이나 전화로 확인하라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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