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4.25 대성문 - 행궁지 - 산영루 - 부왕동암문 - 북한동

PAROM 2020. 4. 27. 09:26
부왕동암문에서 산친구들이 내려오길 기다리고 있다.
오후 2시가 넘으니 날이 조금 풀린 것 같지만 산을 넘는 바람은 한겨울 같은 소리를 낸다. 이 친구들이 이제 점심을 마치고 다시 출발한단다. 
 
딸이 간만에 같이 산에 온다고 했는데 오늘 또 펑크를 냈다. 그리고 오늘은 창원에 사는 산친구가 의상능선을 넘기 위해 온다고 했던 날이었다.
얼마 전 헬스장에서 빨리 걸은 바람에 고관절에 무리가 와서 급경사를 걷는 것은 피하고 있다. 해서 함께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이 모이기 전부터 혼자 산길을 걸었다. 
 
아내는 딸과 같이 가는 줄 알고 김밥을 싸 놓고 한라봉을 담아 놓았다. 덕분에 내가 잘 먹었다. 
 
아직 코로나가 위협 중인데도 산으로 향하는 사람들로 버스가 넘쳐 났다.
계곡에 들어서니 봄기운이 완연한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딸을 기다리느라 늦은 시간을 벌충하기 위해 조금 빨리 걸었다. 그러면 안 되는데.... 
 
바짝 쫓아오는 사람들 때문에 죽어라 도망치는 것처럼 대성사 앞까지 헐레벌떡 걸었다. 웬 사람들이 그리 빨리 걷는 지.... 대성문에서 발을 잠시 멈추고 산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백화사 앞에서 아직 출발 전이란다. 그러면 의상능선으로 가도 부왕동암문을 지나 만날 수 있겠다.
시간이 있으니 여유있게 걷자고 다짐을 하지만 그게 참 안 된다. 
 
웃옷을 다 적셔 가며 대남문을 지나 문수봉에 오르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그 틈새에서 겨우 사진을 찍고 서둘러 남장대지능선으로 향했다. 역시 이 능선엔 바람이 강하다. 늘 앉던 자리 옆, 바람이 덜 부는 곳을 찾아 배낭을 벗었다. 
 
점심을 마치고 일어나 배낭을 다시 메는데 무게가 줄지 않았다. 1리터짜리 스카치 유리병 때문이다.
내려오며 전화로 친구들 위치를 물으니 쌍토끼바위라며 부왕동암문에서 내려 설 것이란다. 빨리 걸어도 암문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지지난 겨울에 걸었던 길로 부황사에 가려다 행궁지로 내려가서 산영루 아래 갈림길에서 부왕동암문으로 올라갔다. 점심을 먹고 한참을 걸어서 그런지 오르는 길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다. 능선에 올라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니 점심식사 중이란다.
한참을 암문에서 기다렸다. 그러길 한참 후 길위에 님이 앞장을 서서 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랫만에 보는 데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반갑기 그지 없다. 그 뒤로 조은네, 숨은벽, 눈비돌, 물방개, 거부기와 친구들.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드디어 만났다. 참 좋다. 
 
내려오다가 길옆 공터에 자리를 잡고 유리병을 왁자지껄 비웠다. 그리고 그 길이 연신내로 이어졌다. 밤 늦게까지.... 유월에 일박으로 화천에서 또 보자고 하면서. 
 
그리고 또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참 반갑고 즐거운 하루였다.


탄현역. 산행의 출발역

서암사. 완공까지 단청만 남은 것 같다.

역사관 앞. 코로나에 대한 경계가 약해졌다.

이제 곧 이곳도 나뭇잎에 가려질 거다.

얼굴바위. 여기도 나뭇잎으로 곧 가려지겠지.

경리청상창지 길과 계곡 건너로 보이는 삼각산

대성사. 이 계절 꽃밭에 있다.

대성문. 이만큼 오면 숨이 턱에 찬다.

보수공사 중인 대남문과 문수봉. 이제 곧 공사가 끝날 것 같다.

문수봉에서 증명사진 한 장

청수동암문 앞 산 사이로 보이는 은평뉴타운

상원봉에서 보이는 삼각산. 이제 진달래가 만발했다.

의상능선. 친구들은 아직 제일 끝 의상봉에 오르지 못했다.

남장대지능선길. 진달래가 만발했다. 몇 년만에 만난 진풍경이다.


행궁지. 발굴현장

                                         부왕동암문. 왼쪽에 있는 의자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암문에서 부터 함께 걸은 친구들


연신내 배다리막걸리에서 뒷풀이. 10시가 넘어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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