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6.28 대성문 - 행궁지

PAROM 2020. 6. 28. 19:02

이제 집에 와서 샤워하고 편히 누웠다. 오늘은 참 덥고 끈적한 날이었지만 돌아와 쉬니 편하고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단오 다음날인 그제가 평일이라 아이들이 오기 좋게 어제 식구들끼리 모여 저녁을 먹어서 오늘 산에 다녀왔다.
자식들 보다 손주가 하는 짓이 예뻐서 그녀석이 더 보고 싶은데 아들 내외가 나온이를 맡기고 몇 시간 외출하고 아내는 출근한 바람에 애 보기는 오롯이 내몫이었다. 나중에 졸려서 울지만 않았으면 참 좋았는데....
기저귀를 몇 번 갈았다. 자식들 기저귀는 한두 번 갈았을까 한데 얘는 벌써 열 번은 되는 것 같다.

금요일에 약속이 점심, 저녁 내리 있어서 동네친구들 모임에서 과음이 되었고 그바람에 어젠 손주를 보면서도 기운이 없이 지냈다.

다행스럽게 아침에 깨니 머리가 맑고 상쾌하다. 집안 청소는 다음주에 하기로 하고 새벽밥을 먹고 산에 갈 준비를 했다. 그래봐야 배낭에 햄버거 하나와 수박 한 그릇, 물 한 병 넣는 것이지만 미리 넣어둔 손수건과 이어폰 등 하나라도 빠지면 낭패라 한 번 더 확인을 했다.

지난 수요일과 목요일에 비가 적당히 왔으니 계곡이 어찌 변했을 지 궁금했다.

주말버스에서 내려 산으로 들어가는 길에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건다. 인수봉을 여기서 갈 수 있냐고 묻는다. 모습을 보니 사오십대로 보이고 배낭은 메었는데 청바지에 썬그라스다. 북한동에서 가려면 산을 넘어서 가야되고 우이동에서 가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계속 이것저것 묻는다. 떨어내려고 바삐 걷는데 끈질기게 따라 온다. 그바람에 아래 계곡을 살피지 못하며 걸었다. 폭포를 지나 쇠계단에서 겨우 따돌리고 대피소 앞에서 쉬는데 한참 있다가 오는 것이 보였다. 더 쉬다가 대남문을 향했다. 그런데 아래 계곡에서 무리해서 인지 다리가 무겁다. 우쒸.

오늘 많이 걸으면 다음주에 힘들 것이라 짧게 걸으려고 했다. 천천히 걸으니 주변이 보였다. 계곡이 맑아졌고 수량도 많다. 물도 차다. 수건을 적셔 얼굴을 닦았다. 시원하다.

걷다보니 대성사 앞이다. 계곡을 건너 왼쪽 길로 올라 대성문으로 갔다. 잠시 쉬며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어디로 갈까 고민을 잠시 하다가 성곽을 따라 대남문으로 향했다. 여기를 오르는 일은 힘이 든다. 무릎에 손을 짚고 올랐다.

오지 않았던 사이에 대남문 보수공사가 끝나 지나갈 수 있게 되었다. 변한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문수봉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남장대지로 향했다. 그리고 의상능선이 보이는 그늘진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부황사로 가는 길을 거쳐 내려왔는데 물가에서 세수를 하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물에 빠뜨렸다. 그런데 한참 후에 틀어 보니 작동이 된다. 다행이다.

역사관 앞에서 쉬며 좋은 사람들 뒤를 따라 내려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그런 사람이 안 보여 그냥 내려와 다른 쉼터에 들렸다가 버스정거장에서 차를 기다리는데 아침의 그 사람이 보인다.

다음 버스를 탔다. 그리고 구파발역에서 차를 탔는데 헐 앞 건너 자리에 그 사람이 있다. 그런데 졸고 있다.
대곡에서 내려 경의선으로 갈아타고 왔다. 죄지은 것도 아닌데 내가 왜?

 

오랫만에 9시 전에 산에 들었다.

북한동역사관 앞

중성문. 이 길을 오르는데도 힘이 들었다.

산영루. 여름이다.

산영루 앞 계곡 폭포

대성사. 이곳의 문화재 발굴은 언제 끝이 날지?

대성문 천정의 단청. 절집의 단청 같다.

나리

대남문으로 내려가기 전에 문수봉을 배경으로

대남문에서 본 광화문. 왼쪽 봉우리가 보현봉이다.

문수봉 오르는 길에 돌아 본 대남문. 보수공사가 끝나 개방되었다.

문수봉에서

구기동계곡

청수동암문

상원봉에서 삼각산을 배경으로

저 멀리 내가 사는 동네가 있다.

의상능선

중성문 아래 계곡. 올해 드디어 저 바위에 피서객이 누운 것을 봤다.

며칠 전에 온 비 덕분에 폭포가 생겼다.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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