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이의 가게 일을 돕다가 그만 두니 시간 여유가 엄청나다. 그런데 그 남는 시간을 걱정하는데 쓴다면? 빨리 늙겠지. 건강도 해칠 것이고.... 어쨌든 코로나가 빨리 물러나 세계 경기가 좋아져야 하겠다.
다시 돌아온 주말. 무조건 산에 가는 날이다. 그런데 창원에 사는 산친구가 북한산에 온단다. 갑자기 팀이 꾸려졌다. 불광역에서 10시 반에 만나기로 해서 조금 꾸물거렸더니 귀신같이 알아채고 누구 만나냐고 묻는다. 지난주에 떡이 되어 집에 왔으니 오늘은 산에서 아는 사람 만나도 그냥 오란다. 귀신을 속이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어제 배낭에 넣어둔 탈리스와 말린 간식거리들 위에 금방 만든 김밥과 포도를 배낭에 넣고 평소보다 늦게 집을 나섰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고대하며 약속 장소로 가 시간에 맞춰 온 산친구들을 만나 산행 시작.
지루한 장미공원으로 오르는 길을 피해 오랫만에 구기터널 앞에서 산으로 들어갔다. 이길에서 탕춘대성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폐쇄되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걷고 있었다. 우리는 길 중간에서 차마고도길 가운데로 빠지는 길로 나와 탕춘대성을 넘어 바위길로 오르다가 향로봉 초소 아래길을 지나 향로봉 밑으로 갔다.
창원에서 온 친구가 향로봉을 오르지 않았다기에 뒤에 오는 일행이 올 때까지 시간이 있으니 다녀오라고 하고 힘들게 올라오는 이들을 보는 재미를 한껏 누렸다.
이쪽 산 남쪽 기슭엔 아직 단풍잎이 붉게 물들지 않았지만 북쪽엔 색을 바꾸기 시작하고 있으니 기온의 차이가 단풍을 만드는가 보다. 한참 남쪽인 창원은 아직 단풍 소식이 없다고 했다.
시간을 죽이고 있는 요즘은 산에 있다가도 갑자기 남쪽바다로 떠나고 싶어질 때가 많아졌다. 차박을 해도 충분한 차를 가지고 있어서 더 그런가 보다.
배가 고프다고 자리 잡고 배낭을 풀자는 친구들을 험한 길을 지나서 먹자고 다독여, 사모바위를 지나 삼천사로 내려가다가 길옆 작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갖고 간 음식들을 알뜰히 비우고 알딸딸해져서 산을 내려왔다. 뒤풀이로 불광역으로 가는데 나는 연신내에서 내려서 집으로.
이제 다다음주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결혼식이 있다. 지방에서 하는 결혼식엔 인원제한도 있고 하니 가급적 인사만 하려고 한다.
그나저나 코로나가 빨리 사라져야 하는데.......
구기터널 앞 들머리
차마고도에 선 오늘의 일행들
향로봉으로 오르다가
차마고도 건너편. 바위에 난간이 세워졌다.
향로봉으로 오르는 중에 보이는 비봉
탕춘대성을 따라 오르는 바위길이 험하고 가파르다.
병풍바위에서 보는 삼각산
문ㅅ후봉과 보현봉. 앞은 비봉
사모바위
사모바위
삼천사로 내려가는 중에 보이는 단풍
삼천사
삼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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