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8.7 대남문 - 행궁지, 정 박사와

PAROM 2021. 8. 8. 11:06

이제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서 살 것 같다. 계절은 어김 없이 오고 간다. 입추가 어제였고 이틀 후가 말복이다. 아직 한낮은 30도가 넘는다. 
 
아내가 안산에서 돌아온 후 첫 토요일 산행이다. 차려준 밥을 먹었는데도 혼자 준비할 때보다 한참 늦었다. 샌드위치를 만들고 수박과 토마토를 담고 물 한 병 넣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오늘도 무척 더울 것이니 알탕하고 나와 닦을 수건도 한 장 넣었다. 어제 정 박사와 구파발역에서 9시에 만나기로 했으니 8시에 집을 나서면 되었다. 
 
탄현역에서 차를 타고 보니 구파발역에 십 분쯤 전에 도착이다. 조금 늦을 것이란 문자를 받았기에 더운데 밖에서 기다리기 보다 전철 내에 있기로 마음 먹고 녹번에서 내려 되돌아 왔는데 역을 착각해 연신내에서 내려 다음 차로 구파발에 내리니 한참 늦었다. 애고, 미안해라.  
 
지난주 중에 소낙비가 한 밤중과 새벽에 적잖이 내렸는데도 계곡에 물이 적다. 폭포에도 졸졸 흐를 뿐이다. 날은 무척 더운데 바람 한 점 없다. 다른 때보다 산에 조금 늦게 들었더니 벌써 해가 높이 떠서 더 덥다. 이 더운데  뙤약볕 아래 걷는 것이 고역이다. 옷은 이미 땀으로 다 젖었다. 계곡 중간 물 많은 곳에서 쉬다 내려가고 싶다. 정 박사가 날이 더우니 10키로만 걷자고 한다. 
 
물을 만날 때마다 손수건을 적셔 땀을 닦았다. 보국문에서 대피소로 가려다가 대성문, 대남문을 걸으면 10.5키로니 계곡을 따라 계속 올랐다. 대성사 앞에서 손수건을 적시고 바로 대남문으로 향했다. 참 덥고 숨이 턱에 차 올랐다. 시원한 바람이 불면 좋은데 전혀 없다.  
 
힘들게 대남문에 올라 잠시 쉬다가 이왕 여기까지 왔는데 문수봉을 오르고 싶었다. 정 박사가 동의를 해서 문수봉을 올랐다. 하늘이 그리 맑은 것 같지 않은데도 시야가 좋다. 그러나 역시 바람 한 점 없다. 청수동암문을 지나 샛길로 남장대지능선으로 갔는데 약한 바람이 불었다. 무척 고마운 시원한 바람이다. 가끔씩 부는 바람을 맞으며 행궁지로 내려왔다. 그리고 이번 여름 들어 계속 이용하는 중흥사 위의 계곡, 소 옆 바위에 자리를 잡고 바지만 벗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에 잠긴 부분이 시원하다. 머리까지 담갔다. 더위가 싹 날아갔다.  
 
한참 동안 물속을 들락거리다가 나와 모기약을 바르고 점심을 먹었다. 젖은 옷이 마르며 열을 앗아가 더운 줄 모르고 물가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산을 내려오니 다시 더워왔다. 땀으로 옷이 또 다 젖었다. 지쳐서 발디딤이 불편한 계곡길을 피해 역사관 앞에서 찻길과 자연산책로로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 먹은 붕어빵아이스크림이 더위를 한순간에 몰아냈다. 길 옆 가게 앞에서 마신 시원한 테라와 쉼터인 들꽃의 묵밥으로 한여름 더위를 몰아냈다. 함께 하루를 보내고 마무리를 해준 정 박사가 고맙다. 정 박사는 얼마전에 대구의 한국부동산연구원장으로 부임해 자주 올라오지 못하는데 귀한 시간을 내서 함께 산길을 걸었다.

 

이 더운날 마스크까지 하고 걸으려니.... 암튼 집을 나섰다.

계곡폭포도 거의 말랐다.

중성문 아래 계곡에 벌써 사람이 들었다.

중성문을 지나 노적사 입구로 가는 길

산영루 앞 계곡

금위영이건기비 앞에 선 정 박사

이 무더운 날, 참 힘들게 대남문에 올랐다.

대남문에서 보이는 서울

문수봉 아래로 펼쳐진 구기동계곡

기운이 없어 보인다.

청수동암문 앞으로 구파발이 보인다.

의상능선 너머로 내가 살던, 살고 있는 동네가 다 보였다.

 

삼각산을 배경으로

원효봉 너머 북쪽으로 보이는 산들

남장대지능선에서 내려서는 바윗길

알탕 중....

다 내려왔다.

오늘도 조은네 님이 지나가기에 불러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