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에서 두번째 밤을 보내고 있다. 국제에 다닐 때는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었는데 경인여대에 있고 나서는 한번도 오지 못하다가 작년에 지나가다 두세 시간 머물렀었고 어제 데크를 얻어 이박삼일로 왔다.
전에는 멍에정 아래 물망초바위까지 차가 올라갔었고 그 아래 물가에 텐트를 쳤었는데 이젠 야영데크나 오토캠핑데크 아니면 텐트를 치지 못하고 차도 예전 보다 1키로 아래까지만 갈 수 있다. 불바라기약수까지는 5월 경부터 10월 정도까지만 갈 수 있다고 푯말이 붙었는데 올해는 그나마도 올라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리고 전에는 이 계곡에 들어오면 입구부터 한기가 돌았는데 지금은 차가 가지 못하는 곳에서 한참을 더 올라가야 시원하게 느껴졌고 전에는 없던 모기가 있어 몇 번을 물렸다. 시간이 흐르니 그대로 있는 것이 없다.
요즘 자연휴양림의 숙소나 데크를 구하기가 아주 어렵다. 이곳으로 오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 보름 전 쯤이라 자리가 없어 대기예약을 했었다. 태풍예보 덕분이었는지 오토캠핑장에 빈 자리가 생겨 11일 하루를 11번에 예약확정했고 바로 12일을 2순위대기예약했는데 며칠 후 야영데크 211번이 비어 예약확정을 했었다. 그리고 어제 운정 사는 딸을 태우고 세 시간을 달려 속초관광시장에서 닭강정과 튀김 등 먹거리를 사고 설악항에서 참돔을 회 떠 이곳으로 들어와 먹고 마시고 자고.... 여긴 들어오면 할 것이 거의 없다. 등산길도 다 막았고 계곡도 못 들어가게 하고 모기까지 덤비니. 내일 여길 나가면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날까 모르겠다. 참 좋은 추억이 있고 기대가 큰 곳이었는데....
게다가 태풍 덕분에 비와 같이 지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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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이제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피곤했는지 집에 와 짐을 내리고 씻고 막걸리 한 병을 마시고 바로 곯아 떨어져 아침 6시가 넘어서 깼다. 비에 젖은 것들을 널고 나니 이제 여유가 생겼다.
미천골에서 한 일(?)은 오직 데크에서 상류 1Km 지점에 있는 곳까지 다녀오는 것. 데크에서 500미터 쯤부터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피서를 온 기분이 드는 곳인데 더 상류로 갈 수가 없어 너무 아쉬웠고 등산로도 다 폐쇄해서 답답했다. 미천골 밖으로 나가는 일은 좁고 긴 길이라 중간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그저 가져간 음식들로 버텨야 한다. 데크에 전기가 들어오는데 600w 이하 전열기만 사용할 수 있다. 즉 커피포트를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나와 가족들은 핸드폰 충전하는 데만 썼다. 그래도 물은 풍부한 곳이라 찬물이지만 샤워는 여러번 할 수 있었지만 온수를 쓰려다 처음 해보는 카드대기를 잘하지 못해서 뜨거운 물도 뒤집여 썼고 미지근한 물로 아까운 사용시간을 거의 쓰는 우를 범했다. 예전의 기억을 갖고 그대로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과 예전의 환경이 그래로 일 것이라는 기대는 깨졌다. 기후변화로 모기가 우글거리게 된 미천골을 다시 찾을 것 같지는 않다.
11시에 데크를 비워야 해서 그 전에 짐을 정리해 차에 실어야 했는데 데크에서 차까지의 길이 험해 일륜거로 옮기기 힘들었다. 만약 야영데크를 사용할 분이라면 1,2 야영장은 다리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몰라도 추천하기 어렵겠다. 게다가 2야영장은 13일 아침에 화장실 앞 땅 바닥에서 썪은 물이 솟아 나와 심한 냄새까지 났었다. 시설이 너무 노후된 것이 아닐 지.... 근무하는 분들이 어렵게 일은 하는데 정책결정하는 분들은 폭우로 길이 무너진 것들 말고 이런 것들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천골에서 나오며 속초에 다시 들리려 했지만 식구들이 별로 인 것 같아 한계령을 넘어 집으로 가기로 하고 내비를 찍었는데 차라리 구룡령을 넘어 내린천으로 해서 집으로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았다. 역시 한계령휴게소에서 보는 풍경은 늘 새롭고 멋있었다. 물론 나는 구름만 보았지만 그래도 언뜻언뜻 비치는 봉우리와 바위들이 참 멋진 길이다. 설악산을 벗어나니 차창을 열어 놓을 수가 없이 덥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딸이 시원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하여 원통 시내로 들어 갔다. 딱 한 번 총각 시절에 설악산에 가다가 차를 갈아타기 위해 내렸던 곳이다. 그때와 다르게 엄청 커진 도시가 되어 있었지만 군인들 도시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였다. 버스터미널 옆 짬뽕전문점에서 짬뽕을 한 그릇씩 비우고 집으로 오다 길이 밀릴 듯하여 홍천에서 고속도로를 탔는데 설악을 지나면서부터 밀렸다. 일요일이라 귀가 차량들이 많았다. 화도로 빠져나와 퇴계원으로 해서 외곽고속도로를 탔는데 송추까지 막혀 딸을 내려주고 집에 오니 오후 5시가 훨씬 넘었다. 다음에 이길을 오게되면 차라리 춘천 화천을 경유해서 올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연휴에 가까운 곳으로 다시 캠핑을 가자고 하는데 예약이 될까 모르겠다.
미천골에서 모기 물린 곳이 가렵다. 이제 며칠 고생해야 할 것 같다.
오토캠핑장. 앞의 데크가 12번으로 내 옆 자리이다.
비도 가끔씩 내리는 중에 타프와 텐트를 치고 짐을 내린 후 잠시 앉아 한 컷.
상직폭포. 작년에 아내와 같이 와서 사진을 찍었던 곳인데 이 사진은 딸과 같이 올라와서 찍었다.
에전에 이곳에 오면 이 근처에 자리를 잡고 쉬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이곳까지 차가 오지 못한다.
예전에 본 기억은 없는데 참 오래된 바위이니 내가 기억을 못하는 것일터
예전엔 이 계곡이 이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차가 이곳까지만 올라 올 수 있다.
왼쪽은 오토캠핑장이고 오른쪽은 화장실
첫날의 데크. 비가 계속 추적거렸어도 차가 옆에 있으니 편했다.
올해도 아내와 여기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멍에정으로 가는 길
내려가는 길
내려가다가 계곡에 잠시....
둘째 날. 211번 야영데크. 빗속에서
중간중간 구름이 가며 하늘이 개는 듯하다 다시 비가 오고....
우산 없이 나왔다가 비를 맞고....
여기 계곡 건너가 제2야영장이다.
오색약수에서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한계령 휴게소
한계령
설악항에서 참돔을 5만 원에 떳다.
속초관광시장에서 새우와 여러가지 모듬튀김(2만)을 사고 오징어순대(일 만)도 한 그릇 샀다.
앞으로 놀러 오게 되면 튀김을 한 개씩만 살 것이다. 만석닭강정은 딸의 최애 먹거리였다.
물망초바위 있는 상류로 가다가 물 좋은 계곡을 만나서....
손주들과 통화도 하고....-
딸은 차박을 했다.
참돔매운탕과 청어구이가 참 맛있었다.
딸이 찍었다.
여긴 오색약수터
원통의 짬뽕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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