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11.24-25 사기막골 야영장, 아내와 딸과

PAROM 2023. 11. 26. 18:55

북한산 사기막골 야영장 D66 사이트
바닥은 뜨끈한데 웃풍이 세서 모자까지 쓰고 있다. 밤을 꼬박 샌 느낌이다. 입김이 하얗게 나오고 있다. 정말 추웠다. 몸 어느곳이라도 얇은 침낭을 벗어나거나 발이 매트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서슬퍼런 동장군이 달려들었다. 
 
거의 한 달 전에 예약을 한 야영장을 친구들과 올 수가 없게 되어 딸에게 가라고 했는데 결국은 아내와 같이 셋이 오게 되었다. 지난 11월 4일에 대남문을 오르다 엎어져 무릎을 다친 이후 산에 오지 못하다 3주 만에 산 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그 속으로 들어오게 되니 설레는 기분이었다. 정년퇴직 후 배낭여행 때를 제외하고 이렇게 긴 시간 등산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이제 다음주 부터는 다시 제대로 다닐 수 있겠다. 
 
화장실과 개수대는 영상 18~20도로 유지되고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니 그곳이 천국이었다. 천으로 된 산막은 안과 밖이 차이가 없고 추워서 버너를 켜서 따뜻한 음식을 방안에서 만들어 먹으려면 올라오는 수증기와 냄새 때문인지 화재경보가 수시로 울렸다. 그렇다고 산막 밖 탁자는 너무 추워 나갈 수도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 천정을 보니 서리가 하얗게 피어 있었다. 서둘러 아침을 해 먹고 첫 버스로 산성입구 주차장으로 와서 집으로 왔다. 아내와 딸 모두 추위에 질린 모습이다. (딸아이는 몸살에 걸리고 체해서 제 집에 가지 못하고 덕이동에서 자고 일요일 낮에 갔다.)
 
밤새 추위에 떨다보니 본격적인 겨울등산 시즌이 시작됐다는 느낌이다. 이번 겨울도 즐거운 등산을 하자. 일단 오늘은 쉬고....

 

 

11월 25일 아침 7시 조금 넘어 야영장 풍경. 겨울이 되어 낙엽이 지니  저 건너 산 중턱에 건물이 드러났다.

 

여기는 캠핑장 제일 위의 산막 사이트다.

 

너무 추우면 이 개수대와 화장실에 가서 몸을 녹여야 했다.

 

겨울엔 저 아래 노란 사이트를 빌려야 되겠다.

 

산막사이트 옆으로 아이들 놀이터도 있다.

 

밤을 지샌 D66번 산막이다. 식탁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