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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다

작금의 세태를 보면 답답하다. 정치판의 술수에 휩쓸리는 순진한 군상들이 안타까움을 만든다. 행정, 정치, 경제, 군사, 외교 다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답답하다. 투자한 회사의 더딘 진척도 답답하다. 이 나이에 투자가 잘못되면 남는 게 없을 수 있어서 답답하다. 내 시간이 내 마음대로 쓰기 전에 휙휙 지나가서 답답하다. 내몸을 위한 운동도 이젠 힘이 더 들고,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날 수 없어 답답하다. 꽃이 만발하는 이 좋은 봄이 왔는데 갈 곳이 없어 답답하다. 농사를 지으며 소일하고픈데 갖고 있는 땅들이 내 팔이 닿는 거리 밖이라 답답하다. 그래서 대낮에 술상을 차렸다. 차리고 마시다보니 호화로운 술상이라 가슴이 시원하다.

친구, 술 2021.03.31

3.27 문수봉 - 보국문, 눈비돌 조은네

오늘도 빗속을 걸었다. 춥다. 산꼭대기에서 만난 친구와 지금껏 있다가 구파발역에서 헤어져 집에 가는 길이다. 오후부터 비가 와서 일요일 늦게까지 이어진다는 일기예보에 오전에 올라갔다가 서둘러 내려오면 되겠다 싶어 배낭커버와 우산, 비옷을 챙겼다. 아내는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김밥을 싸 놓았다. 산친구에게 어제 전화가 왔다. 신체검사에서 중성지방이 너무 높게 나와서 금주령이 내렸고 채식을 주로 한다고. 안타깝다. 어서 좋아지기를.... 그런데 운동을 해야하니 산에 온단다. 그럼 12시에 보국문에서 보면 된다. 지난 밤, 술 기운에 산친구들 카톡방에다 산에 가자고 했는데 다들 미지근하다. 모두 바쁜가 보다. 그래도 나는 늘 그렇듯 산에 간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요즘엔 새벽에 더 일찍 깬다...

등산 2021.03.28

3.20 대피소 - 보국문. 빗속 산행, 눈비돌

어제 우중산행의 피곤함과 과음 때문에 이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창밖에 매화가 활짝 피었다. 산수유 보다 며칠 늦었지만 드디어 새 계절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일기예보에 12시부터 비가 내린다고 해서 그전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비를 피하려고 했는데 8시도 안 되어 나갔다 들어온 아내가 밖에 비가 내리고 있단다. 우산을 넣고 배낭커버는 배낭 안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마스크를 챙겨 밖으로 나오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비옷 모자를 뒤집어 쓰고 탄현역으로 향하는데 우산을 쓰지 않은 이들도 꽤 있다. 주말 이시간에는 경의선이 4량인데도 빈 자리가 많다. 산성입구에 내리니 옷을 적실 정도로 비가 내려 우산을 폈다. 그런데 배낭커버가 없다. 다른 배낭에 들었나 보다. 작은 우산이라 배낭까지 씌우긴 어렵다. 계..

등산 2021.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