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눈을 뜨니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갈등이 시작됐다. 내일 할 일을 오늘하고 내일 산에 일찍 다녀와? 그런데 내일은 어머님 기일이다. 평일엔 일이랍시고 뭘 하느라 이발도 못했고, 자꾸 바람이 빠지는 자전거도 고치지 못해 내일 다 해야 한다. 청소까지도. 아침밥을 먹고 나니 비가 그쳤다. 우산과 우비를 챙기려 했는데 다행이다. 아내가 싸준 샌드위치와 수박을 넣고 찬 물을 한 병 넣었는데 배낭이 무척 무겁다. 일터에서 가져온 음료 두 캔을 어제 넣어 놨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오니 비가 그친 지 바로라 그런지 쌀쌀하다. 마스크를 가지러 집에 다시 들어 갔다 나왔다. 왜 늘 잊는지? 탄현역 계단을 오르는데 숨이 막힌다. 이런 KF94 마스크를.... 다시 집에 다녀오긴 멀고, 사긴 그렇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