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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6 보국문 - 대피소

참 오랫만에 햇살이 비친다. 하늘이 겨우 한 뼘만 열렸는데도 세상이 훤하다. 장마가 이제 끝났다고 하는데 믿어야 되는지? 아니 믿고 싶다. 올핸 너무 긴 장마였다. 어제 오려고 했는데 집에서 나와야 할 시간까지 비가 그치지를 않아 오늘 해야 할 일을 미리 한 후에 푹 쉬었고, 오늘 배낭을 꾸렸다. 지난주에 우산을 챙기지 않아 비를 맞았기에 오늘 일기예보에도 불구하고 우산부터 챙겼다. 요즘 일하는 곳에서 매상도 올려 줄 겸하여 4개에 만 원짜리를 사서 차에 두었었는데 그중 하나 밀러를 배낭에 챙겼다. 금요일에 산 밥부리또와 참외 한 그릇, 물 한 병으로 등산 준비는 끝이다. 집을 나서니 길이 젖어 있다. 새벽에 비가 내렸나보다. 하늘은 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무겁지는 않아 보인다. 배낭에 넣은 우산으로 든든..

등산 2020.08.17

8.8 대성문 - 행궁지

이번 장마에 산에 생채기가 많이 났다. 열흘 이상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양동이 물을 쏟아 붓듯 퍼부었으니 길이 다 쓸릴만 했다. 그래도 나무는 많이 쓰러지지 않아 다행이다. 오늘 밤에 딸이 프랑스로 간다고 해서 쉼터에 들리지도 못하고 집으로 가고 있다. 언제 온다는 계획 없이 그냥 나가는데 첫 숙소는 이번 봄부터 주문진에서 같이 지냈던 친구집으로 정했단다. 그 친구가 툴루즈공항에 픽업 나오기로 했단다. 코로나 때문에 여섯 달을 허비했으니 남은 기간을 잘 지내다 와야겠지. 지난주에는 아내 생일이라 안산에 가서 생일상을 받느라 못 왔으니 오늘은 비가 쏟아져도 산으로 가야 했다. 다행히 어제 오후부터 날이 맑더니 아침에도 비를 내릴 하늘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명색이 장마철인데 우산은 넣었어야 했다. 감..

등산 2020.08.08

2020년 8월 1일. 안산

아내의 생일인 날, 안산에 사는 아들이 생일상을 차린다고 해서 손주를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달려 갔다. 이제 14개월에 접어드는 녀석이 참 귀엽고 이쁘다. 아들딸 기저귀는 갈지 않았는데 이녀석 것은 손에 묻혀가며 갈아주니.... 산에 가지 않은 것이 아깝지 않은 하루, 운전하느라 막걸리 한 잔 하지 않았어도 녀석을 본 기분에 그저 흐뭇했다. 어서 자라는 것을보고 싶지만 나도 그만큼 세월을.... 그래도 아이들이 커야지.

가족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