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머님 제사를 지냈다. 1987년 음력 5월 16일에 돌아가셨으니 24년이 지났다.
아롬이가 돌이 되기 전이고 한결이는 태어나기 전이니 정말 오래전에 돌아가셨단 생각이다. 평생을 고생만 하시고 내가 결혼하고 좀 편하게 지내실만 해질 때 돌아가셨으니 더욱 안타깝다.
항상 집 밖에 있었던 아버지를 의지할 수 없어 스스로 삶을 책임지셔야 했고 나와 나보다 여덟살 어린 동생을 챙기셔야 했다. 그러시면서 엄청난 고생을 하셨고 결국엔 힘이 부쳐 내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일을 놓으셔서 4학년 때는 쉬려고 까지 했었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월급을 모두 드렸지만 살림은 나아지지 않았다. 81.7월에 다른 회사에 들어가서 봉급이 올라 돈을 쓰게 되면서부터 친구들과 놀러다니시기도 했는데 그런지 얼마되지 않아 중풍에 걸리셨고 돌아가실 때까지 고생하셔야 했다.
내가 결혼이라도 빨리 했으면 좀 편하셨을 텐데 서른이 넘어 결혼하는 바람에 중풍으로 고생하시면서도 내 빨래며 밥이며를 하셔야 했다. 그래도 어머니는 편해 하셨던 것 같다. 술 마시고 늦게 와도 별 말씀이 없으셨고 늦게 일어나면 항상 깨워주셨다. 서른 여섯에 낳은 아들이 늦게 결혼을 한다고 하자 기뻐하시면서도 근심을 하셨는데 그게 정확히 무언지 그땐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일 품안에 있던 자식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긴 심정이라고 해야될 지. 아무튼 결혼 후 어머니는 며느리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으셨다. 그래도 아롬이는 이뻐 하셨는데 낳은 지 반 년 만에 돌아가셨으니...
살아 계실 때 잘 모셨어야 됐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어 절을 하면서 많이 드시라고 하면서도 한편으론 식구들 건강하기를 빌었다.
다시 뵙고 싶다. 이제 그동안 제대로 못했던 효도를 해보고도 싶다. 그러나 안 계신다. 불쌍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고생만 하시고.......
제사를 지내면서 나에 대한 생각도 해 봤다. 나는 자식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애들도 나를 생각하면서 그리워 할까?
저승이 있다면 어머니는 그곳에서 고생을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아니 이승에서의 고생 때문에 저승에선 행복하실 것이라고 믿는다. 평생을 희생하셨으니까.
정말 오래간만에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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