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2.20 안양 삼성산

PAROM 2015. 2. 21. 17:48

 올해는 설 연휴가 5일이나 되어 직장에 다니고 있는 애들과 차례를 지낸 후 무료하게 있는데 둘째 처남에게 같이 등산이나 하자고 전화가 왔다.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살고 있는 막내 처남, 동서와 같이 관악역에서 만나 삼성산에 올라갔다가 오잔다.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토요일에 등산을 가려고 하던 참에 잘 됐다싶어 제대로 세수도 못하고 부리나케 옷을 갈아 입고 물만 달랑 배낭에 넣고 관악역으로 가니 11시 반이다. 아내에겐 문자로 처남들과 함께 산에 간다고 하니 제발 술만 많이 마시지 말란다.

 

 역 밖에서 만나 길을 건너 바로 산으로 올라갔다. 식구들과 관악역에서 만나면 올라가던 길이다. 이제 2월도 막바지에 달해서 그런지 기온이 많이 올라 덥다. 길은 얼은 땅이 녹아 질척거린다. 북한산 북쪽 기슭엔 눈이 아직 있겠지만 여긴 거의 볼 수 없다. 질척거리는 길을 조심스레 여기저기 마른 곳을 찾아 딛지만 이내 바지가랑이에 흙이 들러붙는다. 막내 처남이 힘 겨운가 보다. 하긴 이제 그럴 나이도 됐고 해외에서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먹는 것도 부실하고 했을테니...... 첫 전망 봉우리에서 딸을 전송한다고 막내처남은 내려가고 셋이서 올랐다. 나무데크 전망대를 지나면서부터 동서가 처지기 시작한다. 어제 근무하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하시는데 그것뿐이 아니라 이제 나이도 그럴 때가 됐다. 둘째 처남고 나만 그나마 운동도 하고 등산을 하며 몸관리를 하니 잘 올라갈 따름이다.

 

 삼성산 정상에 있는 표지석에 477미터라고 적혀 있다. 관악산과 같은 줄기라서 그런지 바위가 험하다. 정상에서 삼막사로 가는 길이 참 험했다. 날카로운 릿지로 이어진 길에 사람들이 참 많이도 다닌다. 위험한데 아이들까지 동반한 사람들이 있다. 무서워 엉덩이를 바위에 붙이고 쩔쩔매는 사람들과 험한 구간을 지나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를 펴고 싸간 간식이며를 먹는데 내 배낭에선 딸랑 쵸코렛 세 개만 나왔다. 사과향이 나는 40도 짜리 국순당에서 나온 소주를 세 잔이나 마셨더니 금방 취기가 돈다.

 

 삼막사를 그냥 지나 찻길을 따라 내려오다 샛길로 빠져 산길로 내려오는데 그길이 훨씬 재미 있었다. 삼막사에서 내려오는 찻길은 너무 길고 재미가 없다. 관악역 앞까지 가서 딸을 집에 보내고 온 막내처남을 만나 식당을 찾아보니 설 뒤끝이라 문 열은 곳이 없다. 다시 되돌아 올라가 보쌈집에 자리를 잡고 아내에게 전화를 하니 안양으로 내려오겠단다. 그래서 그곳에서 처형도 만나 놀다가 노래방까지 가게 되었는데 이미 난 만취한 상태라 노래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보내다가 다시 해장국집으로 가서 속을 달래다보니 집에 가는 차는 이미 없는 상태라 모두 처형집으로 들어가 바로 코를 골았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었고 길게 걸은 것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힘이 많이 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실 오늘 올스탑두목과 함께 산에 가려고 했는데 어제 안양에서 마신 술이 채 깨지 않아 집에 와서 자다보니 오후 한 시가 넘어서...... 내일 상황을 봐 북한산에 다녀와야겠다. 내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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