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부터 상가사무실에 나가는 시간이 많아졌고 거기서 어울리다 보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되었다.
다른 약속이 없는 한 거의 매일 나가다시피 한 것 같다.
최근엔 나가면 매번 막걸리를 마시게 되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마셔댔다.
매일 그렇게 마시다보니 주량이 처음의 반 정도로 떨어졌다.
술 값도 적잖이 들었다.
아직 손을 떨지 않고 아침에 그래도 맨정신으로 깨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막걸리라 그런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다.
더불어 같이 마시게 된 이는 자기의 친구인 줄 알고 이젠 다른 비용까지 부담케 하려한다.
그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이 친구와 함께하려다 보니 피하지 못한 것인데 말이다.
친구를 독점하고 싶은 생각이지만 그것은 그냥 생각일 뿐이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내 재산을 위한다는 기본적인 전제 하에 일 잘하는 친구를 돕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요즘 자꾸만 돌아보게 된다.
내가 하고 있는 생활이 맞는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
파란 안개 속에 굳게 닫혀 있는 문을 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접었다.
술을 마시기 위해 친구를 한 것인지, 친구하기 위해 술을 마시게 된 것인지 구분이 안 된다.
이제 가야하는가 보다.
내가 걷던 그 길로.
헛된 꿈을 꾸며 방황하던 시간에서 이제나마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음을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한다.
질시와 욕망이 나를 지배하던 지난 순간들에 깜짝 놀란다.
지금에야 느끼게 된 작은 이해의 조각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가쁜 숨을 몰아쉬게 한다.
이제 떠나야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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