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11 대남문 - 문수봉 - 남장대지 - 행궁지 - 북한동

PAROM 2020. 1. 12. 12:25
정신 없다.
대피소 갈림길에서 부터 뛰다시피 내려와서 겨우겨우 차를 타고 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일기예보를 보니 그리 춥지 않고 맑은 날이 될 것 같다. 아내가 끓여준 뜨거운 차 한 병과 햄버거, 우유 하나씩 넣고 지난주와 거의 같은 차림으로 집을 나서 탄현역으로 천천히 걸었다.  
 
이젠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어제 정형외과에 가서 왼팔꿈치에 고인 관절액을 큰 주사기로 가득 빼고, 붕대를 감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운동을 당분간 하지 말란다. 자꾸 고이면 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그래서 편히 살려고 했다.
여름에 모기에 물려 부었던 것이 덧나서 이리 고생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버스에서 들꽃에서 일하시는 분을 만났다. 오늘은 느낌에 들리지 못할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날 것 같아서다. 
 
계곡에 물이 무척 많이 흐른다. 며칠 전에 장마처럼 비가 내려서 그런가 보다. 폭포도 넘쳐 포효를 한다.
아침 기온이 영하라 길에 서리가 내려 하얗다. 어쩌면 오늘 상고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 흐르는 소리가 시원하다 못해 시렵다. 물이 많아 계곡 내내 춥다. 
 
길이 중간중간 얼어 있다. 추워서 그런지 미세먼지가 나빠 그런지 산객들이 많지 않다. 대피소 갈림길을 지나자 눈이 쌓여 길에 흙이 안 보인다. 오름길은 어지간해선 아이젠을 하지 않는다. 
 
문자가 왔다. 오후에 볼 수 있냐고. 산행 중이고 가급적 빨리 내려가겠다고 답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어디로 가야 하나?
지금 날씨가 딱 상고대가 피기 좋은 날씨다. 보국문에서 돌아내려 가려고 하다가 산꼭대기 특히 바람이 많이 불고 춥고 눈이 늘 쌓여 있는 남장대지능선을 보고 싶다. 
 
보국문으로 가는 갈림길을 지나서 부터는 푹신한 눈길로 변했다. 참 걷기 편하지만 미끄러워 속도가 안 나고 땀만 난다. 대성사를 지나 대남문까지는 얼음도 섞인 가파른 눈길이다. 그래도 오름길이라 아이젠 없이 걸을 만 하다. 
 
문수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고 내려오기 위해 아이젠을 신었다. 청수동암문 내려가는 길과 능선길이 어떤 지 알기 때문에 귀찮지만 신었다. 미끄러져 넘어지면 다치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리고 청수동암문에서 샛길로 해서 양지바위로 오는데 사진을 찍던 이가 뒤쫓아 온다.  
 
바위에서 배낭을 풀고 점심을 하려는데 길을 묻는다.
(20.01.11  14:10) 
 
청수동암문에서 대남문 쪽으로 가야 성벽길을 따라 백운대로 편히 가는데 생각없이 나를 따라 왔나 보다.
되돌아가서 계단길 여럿을 지나느니 행궁지로 내려가서 대피소로 해서 가는 것도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중흥사 앞 대피소 갈림길까지 동행을 했다. 이제 쉰을 갓 넘은 듯 한 이 산객은 남장대지능선에서 보이는 의상능선에 연신 감탄사를 발하며 카메라를 디밀었다. 잘못 잘 왔다고 하며.... 
 
남장대지 옆 탁트인 바위가 있는 곳에 내 예상대로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아쉬운대로 볼 만했다.
남장대지 능선이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바람이 지나는 길목이라 항상 눈도 많이 쌓이는 곳인데 역시 눈이 내리니 능선 안부에 눈이 가득했다. 
 
동행했던 산객과 헤어진 후 걸음을 재촉해 쉬지 않고 뛰다시피 찻길과 자연탐방로로 해서 산성입구로 내려왔다. 그리고 버스가 오래지 않아 왔고 지하철이 조금 늦게 온 바람에 간신히 한 번 갈아타고 조금 늦게 문자로 한 약속장소에 갈 수 있었다.
어제 산행 뒤풀이는 막걸리에 우럭회였다.
이틀에 걸쳐 글을 쓴 바람에 시간 표시가 서로 다르다.

이제 시작이다. 이계곡을 따라서......

한겨울에 이 폭포에서 이렇게 많은 물을 볼 수 있다니.....

용학사로 가는 옛길에 쌓인 눈

경리청상창지를 지나 물 건너는 징검다리

왼쪽 길로 가면 대동문이다.

나무가지 사이로 대성사가 보인다.

                                          대남문으로 가는 길

보수공사 중인 대남문

구기동계곡

삼각산을 배경으로. 미세먼지가 심해 산이 뿌옇다.

삼각산. 앞의 능선이 남장대지능선이다.

청수동암문 앞 바위 사이로 보이는 시내

겨울에 늘 쉬는 양지 바위. 오늘도 이곳에서 배낭을 내렸다.

남장대지능선에 핀 상고대

의상능선. 저 길도 눈이 적지 않아 보인다.


엉겁결에 나를 따라 오다 산 구경 횡재를 한 산객

남장대지 옆 바위의 소나무에 핀 상고대

                                          중성문 위의 작은 계곡. 늘 말라 있는 곳이었는데...

찻길에서 입구로 내려가는 자연탐방로

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