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15 대피소 아래 봉성암 갈림길까지

PAROM 2020. 2. 16. 10:31
교통사고 이후에 늘 나가던 사무실에 전혀 가질 못했다. 그런데 관리인도 개인사업 준비 때문에 계속 바빠 서로 연락도 못해 궁금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시간이 되면 토요일에 보자고 했었다. 
 
간만에 혼자 산에 갈 수 있는 날이다. 하지만 전날 만나자는  문자를 보낸 것이 있어 중간에 내려올 것 같은 감이 들었다. 해서 배낭엔 물과 도시락면만 넣었다. 
 
경기도 버스비가 대폭 오른 후에는 귀찮아도 탄현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대곡역에서 3호선을 갈아 타고 산에 다니고 있다. 경의선 배차 간격이 조금 길어서 그렇지 서서 다니는 것 외에는 크게 불편하지는 않다.  
 
구파발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산성입구에서 내려 걷는데 고관절이 불편하다. 지난 수요일에 헬스장에서 무리해서 너무 빨리 걸었던 탓이리라.  
 
산 입구 벤치에서 겉옷들을 벗어 배낭에 넣었다. 날이 푹한 탓에 계곡길이 진창으로 변했다. 계곡으로 오르려다 자연탐방로로 방향을 바꿔 나무계단길을 따라 올랐다.  
 
날이 늦은 봄 같다. 
 
엉덩이가 불편해 역사관 앞 벤치에 배낭을 내려 놓고 다리운동으로 몸을 달래고, 지나가는 예쁜 등산객들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몸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걷는 게 무척 불편하다. 몸이 엉기적 거리는 기분이다. 그래도 등산객들을 따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대피소를 향해 걸었다.
한 달 전 만 했었어도 멀리 떨궜었을텐데....... 
 
중성문을 저 앞에 두었을 때 문자가 왔다. 1시쯤이면 볼 수 있다고. 내가 집에서 8시에 나왔으니 10시 반에 돌아내려 가면 시간을 맞출 수 있다. 아직 25분을 더 갈 수 있으니 갈 데까지 가 보기로 한다.

처음에는 산영루 앞이 목표였는데 시간이 남으니 계속 멀어졌다. 중흥사를 지나 봉성암 아래 갈림길까지. 태고사 위 탑까지 가려다 대피소를 향해 걷는 산객들을 보고 돌아 내려왔다. 엉덩이도 불편하고 약속도 있고 라는 두 가지 이유를 대고. 
 
참 이른 시간에 하산을 했다. 그래서 오르는 사람은 많고 내려가는 이들은 가물에 콩 난 듯하다.  
 
몸이 불편하긴 했다. 짧게 걸었는데도 그냥 내려가기가 힘들어 역사관에서 잠시 쉬었다. 엉덩이가 편해질 때까지 격하게 걷는 운동은 하지 말아야겠다. 
 
이른시간에 내려오는 일은 썩 내키지 않았지만 약속을 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 다음엔 늦은 시간에 만날 약속을 하고 산을 넘을 체력을 만들어야겠다.
이번 산행은 맛만 봤다.


집 출발. 늘 가슴 설레는 순간이다.

산 입구. 하늘색이 왜 이러냐?

대서문. 아주 오랜만에 찻길로 올랐다.

한겨울이면 늘 얼어 있던 길인데 이번 겨울에는 얼음구경을 못했다.

중성문. 이분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었다.

산영루. 여기서 돌아갈 까 했는데 더 올랐다.

봉성암 갈림길. 여기서 오른쪽 길로 조금 더 올랐다가 되돌아섰다.

계곡 폭포. 여기 얼음도 다 녹았다.

서암사. 이제 절집 같다.

다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