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떠난 처가 식구들과의 여행이었다. 요양원에 계신 장모님이 한 달 후면 99세가 되시는데 건강이 점점 나빠져서 모두들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거제도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셋째 처남이 올해까지만 계약이 되었으니 있을 때 오라고 하여 보름 전 쯤에 갑작스레 여행 계획을 세워 신장 등이 고장 나 병원에 입원 중인 막내 처남을 빼고 2박3일로 다녀오게 되었다. 28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공덕동 롯데아파트로 가다가 길을 잘못 들어 눈과 얼음이 쌓인 여의도까지 갔다가 돌아나와 약속장소로 가니 4시 반 경이 되었다.
다음 약속 장소는 처형이 사시는 안양이다. 집을 나올 때는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서부간선도로를 지나 안양으로 가니 길이 눈에 잔뜩 쌓였다. 아파트 안은 눈이 많아 차 바퀴가 헛돌았다. 간신히 차를 돌려 모두 7명이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로 가는데 옆 차선의 트럭이 쏘아 올린 눈이 앞 창문을 막아 시야를 가린다. 그러기를 몇 번 하니 긴장이 되어 힘이 너무 든다. 새벽 5시 조금 넘어 아직 깜깜한데 고속도로에서 시야가 막히니 차에 탄 모두가 놀라기를 몇 번이나 하며 평택을 지나 경부고속도로로 들어가서 충청도로 들어가니 눈이 조금 덜 내린다. 눈은 거의 경상도에 갈 때까지 내렸다.
죽암휴게소에 한 번 들리고 바로 약속 장소인 통영상륙작전기념관으로 갔다. 도착 시간은 11시 경이니 7시간을 넘게 운전했다. 기념관을 들러보고 서피랑에 들러 구경을 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대풍관으로 갔다. 굴이 싱싱하고 맛있다. 역시 본고장답다. 통영활어시장에서 문어와 방어를 사서 차에 넣어 두고 관광에 나섰다. 다음은 충렬사에 가서 이순신 장군을 뵙고 동피랑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늘의 숙소인 거제자연휴양림으로.... 숙소로 가는 산길이 좁고 가파라 장난이 아니다. 차가 힘이 달려 자칫 뒤로 밀릴 것 같아 겁이 난다. 숙소에 들어가 피곤한 김에 1.5리터짜리 52도 귀주모태주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 그런데 아침에 깨니 숙취가 하나도 없고 개운하다. 마시기 편하고 향이 좋고 뒤끝이 없으니 좋은 술이 분명하다.
아침을 숙소에서 해 먹고 근처의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바닥이 유리인지 플래스틱인지 아래가 보인다. 일반 케이블카 보다 5천원이나 비싸다. 그런데 아래가 보인다고 특별한 느낌은 없다. 윤슬전망대로 올라가니 남해와 많은 섬들이 보인다. 멋지다. 그곳을 내려와 꼬불꼬불한 산길과 해변길을 따라 학동몽돌해변과 신선대, 해금강을 구경하고 배를 타고 저도로 갔다. 대통령별장이 있는 섬이란다. 거가대교가 저도를 관통하고 있다. 강행군을 하느라 끼니를 거르니 죽을 맛이다. 전망대를 다 보고 내려와 매미성으로 간단다. 피곤해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보다. 같이 걷고 운전도 하니 정말 힘이 든다. 이제 이런 강행군을 감당할 체력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두워져서 숙소로 돌아가다가 공사 중인 도로를 잘못 들어가 역주행을 했다. 그리고 다시 휴양림에 들어가 숙소 앞으로 가지 못하고 관리사무소 앞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 숙소로 갔다. 술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어제 남은 방어회와 문어 숙회, 고기로 허기를 채우고 밥을 먹는데 모래알이다. 김치국물에 말아서 간신히 먹고 피곤해 바로 곯아 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나니 코를 엄청 곯았단다. 오늘 일정을 상의하니 몇 곳 더 들러보고 싶은 분들이 있었는데 안양과 마포를 들러 집에 가려면 일찍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토요일이라 늦으면 길이 많이 막힐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아침만 먹고 9시에 서울로 향했다. 고속도로 덕유산 휴게소에서 기름을 넣고 천안 아우내장터에 가서 순대국을 먹고 내비가 알려주는 대로 안양에 들려 네 분을 내려드리고 마포에 들렸다가 집에 오니 운전만 8시간을 했다. 세수하고 마시다 남겨 둔 막걸리 반 병을 마시고 바로 이불 속으로.... 이젠 긴 운전을 버틸 체력이 되질 않는 것 같다.
해병대 통영상륙작전 기념관 앞 바다
서피랑
서피랑 앞 바다
첫날 점심을 먹은 곳. 굴의 본 고장 답게 참 신선하고 맛있었다.
이곳에서 문어와 방어를 샀다. 서울의 반 값 정도?
동피랑
거제케이블카 타는 곳에서
학동몽돌해변
신선대
저도 전망대에서 가거대교를 배경으로
400년 되었다는 곰솔(소나무)
별장 앞의 연리지
저도를 왕복하는 여객선
가거대교
매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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