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저녁
지금 화천의 스머프펜션에 엎어져 있다. 정 박사와 친구 송중용 님과 같이.
아내가 술을 마시지 않는 정 박사와 천렵을 가겠다고 하니 매운탕꺼리와 튀김할 것들도 다 꾸려 놓았다. 술 안주까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 이상의 특혜다.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밥을 먹고 필요한 물건들을 실었다. 싣고 간 것들의 8할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혹시나 필요할 까봐 짐칸을 가득 채웠다.
10:40에 탄현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20분 당겨서 도착할 것이라 카톡이 와서 시간에 맞춰 역으로 가서 친구들을 태우고 금촌과 문산을 지나 임진강을 따라 달렸다. 대화 중에 적성 못 가서 두지리라고 하는 동네가 있는데 민물매운탕 타운이고 동네 친구들이 맛있다고 그러더라는 말에 배도 고프니 점심으로 매운탕을 먹고 가자고 한다. 정 박사는 매운탕 매니아다.
점심을 먹고 궁평리와 전곡, 이동, 백운계곡을 지나 사창리에 잠깐 들려 소주와 막걸리를 사고 곧바로 용담리 스머프펜션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고기 잡을 것만 챙겨서 바로 용담계곡으로 갔다. 늘 주차하는 장소에 차를 세우고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풀이 길을 다 덮어 길찾기가 쉽지 않다. 얼마전에 비가 내렸지만 물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상류로 올라가며 그물질을 했지만 물살이 빨라 그물이 떠서 고기가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바닥에 이끼가 끼어 자빠지고 엎어지고....
상류에서 고기잡이를 포기하고 하류로 가는데 강가에 풀이 가슴을 넘는다. 뱀이 나올까 겁이 났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풀에 베어 가며 간신히 물가에 도착해 다시 그물질을 하니 위쪽 보다는 고기가 많이 잡혔다. 딱 매운탕과 튀김을 할 정도를 잡고 물가에서 잡은 고기를 손질하고 숙소로 돌아와 매운탕을 끓이는데 좀체 제 맛이 나지 않는다. 무, 깻잎, 쑥갓, 미나리 같은 것들이 들어가야 좋은데 전혀 없으니 한참을 끓이는 방법 외엔.... 오랜 시간 끓인 후에 비로서 매운탕 냄새가 난다. 다행이다. 그러면 이제 튀김을 할 차례다. 묽게 반죽을 하지 않고 그냥 튀김가루를 많이 묻혀서 두 번을 튀겼다. 다음엔 반죽으로 옷을 입혀 튀겨야겠다.
이제 먹을 차례다. 숙소 앞 식탁에 상을 차리고 사창리에서 산 옥수수막걸리로 입가심을 한 후 각자 좋아하는 소주, 막걸리, 위스키로 양껏 즐겼다. 아주 오랫만에 먹는 갈겨니 매운탕과 튀김이라 좋은데 언제 다시 먹을 수 있을까 상상이 안된다. 예전과 물속을 걷는 것이 다르니 다시 그물질을 기약하기 쉽지 않다. 뭐 이제 그물질을 못하면 낚싯대로 잡아야지.
정 박사는 위스키 두 잔에 졸립다고 방에 들어가고 친구와 둘이 더 마시다가 내가 먼저 항복. 자다가 깼는데 방바닥이 따스하다. 그 덕에 피로가 더 많이 풀린 듯했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어제 끓여 놓은 닭백숙과 남은 매운탕으로 아침을 먹고 숙소를 정리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산정호수에 들려 호수를 따라 반쯤 걷고 나와 화석정과 자운서원에도 들렸다. 많이 피곤하다. 이젠 예전처럼 물에서 고기 잡고 술 마시고 운전하고 관광지와 유적에 들리는 일이 매끄럽지 못하다.
자운서원에서 나와서 역으로 오다가 운정역 앞에 들려 콩국수로 점심을 먹고 친구들을 야당역 앞에 내려주고 집에 와서 짐을 내리고 정리하니 곤죽이 되었다. 이제 아침까지 자야겠다. 신 났지만 힘들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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