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청송회 친구들을 보느라 토요일을 보내고 일요일에 산에 갔다. 구파발역에서 9시에 세 명이 만났다. 전날 홍대 근처에 있는 친구 사무실에서 3병 가까이 마신 막걸리가 깨끗이 사라졌다. 웃고 떠드느라 마시는 도중 술기운이 다 사라졌나 보다. 가뿐한 몸으로 일어나 참외를 깍고 차를 끓여 보온병에 담고 샌드위치를 꺼내 배낭에 넣는 것으로 출발준비를 마쳤다. 겨우내 두었던 미스테리렌치 배낭을 메었는데 배꼽 위에 걸린 느낌이다. 끈을 너무 바짝 조여 놓았었나 보다. 약속시간에 맞추려 다른 때 보다 20분 정도 늦게 나섰다. 집을 나서니 공기가 맑고 상쾌하다. 마당엔 영산홍이 환하게 피어 배웅하고 있다. 아내가 술창고 앞을 지키고 있어 이과두주를 들고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