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1.15 삼각산

PAROM 2011. 1. 17. 10:43

무척, 엄청나게 추웠다. 두눈만 내놓고 걸었는데도 추웠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손이 곱아서 보온도시락 뚜껑을 열지 못해 점심을 굶고 뜨거운 보리차 두 잔과 사과 한 알을 먹었고, 장갑을 꼈는데도 손이 시려웠다는 것, 콧물이 흘렀다는 것, 보온도시락 뚜껑을 열지 못해 하면서도 왜 그리 웃음이 나오던지......

 

 집에서 팥죽을 보온도시락에 담아 놓아서 그것과 깍은 사과 한 알, 끓인 차를 넣은 보온병을 배낭에 넣고 느즈막히 집을 나섰다. 다음날인 일요일에는 더 추울 것이라 했지만 이날의 산속 기온은 영하 20도가 넘는 것 같았다.

추위 예보 덕에 집에서 나설 때 옷을 단단히 껴입어서, 계곡을 올라 북한동에 다다랐을 때에는 땀이 나기 시작해 겉옷을 벗고 걸어야 했다. 행궁지에서 물병에 물을 채우고 능선길을 따라 남장대에 올라 청수동암문을 거쳐 문수봉에 올랐는데 바람 때문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추위를 느끼기 전에 서둘러 길을 내려와 성곽을 따라 주능선을 계속 걸었다. 중간에 사진을 찍으려고 장갑을 벗으면 이내 손이 얼어 붙었다.

 북한산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보온도시락을 꺼냈는데 손도 곱았고 도시락도 얼어서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열지 못해 쩔쩔매면서도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점심을 먹으려고 쉬는 동안 뜨거운 차를 마셨지만 스며드는 한기를 내쫒지는 못했다. 서둘러 짐을 다시 꾸려 쵸코렛 등 행동식으로 허기를 달래며 산을 내려왔다. 추워서인지 등산객도 평소보다 적어 보였다.

 산 아래 목노집의 따뜻한 오뎅국물 생각이 났지만 집으로 그냥 왔는데 추위와 배고품 때문이었는지 막걸리 반 병에 대취되어 버렸다.

 

시작(10:40) 

중성문(11:19) 

중흥사 위의 다리(11:33)

행궁지(11:50) 

중턱에서 본 삼각산(12:15) 

남장대능선에서 본 주능선과 그너머 수락산, 불암산(12:18) 

대남문,보현봉, 문수봉(12:24) 

 의상능선

청수동암문 

남장대능선과 삼각산(12:44) 

비봉능선 

문수봉에서 본 서울시내와 비봉능선

문수봉(12:44) 

대성문 위에서 본 주능선(12:57) 

 

주능선전망대(13:11) 

대동문(13:25) 

북한산대피소 아래 광장(14:17) 

 

북한산성입구의 상가들(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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