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정리와 새로운 시작의 준비

PAROM 2011. 6. 8. 10:19

 어제 생일이 지났다. 오래전부터 생일을 생각한 적이 없었으나 식구들이 생일이라고 챙겨주어서 그런가 보다 했었다. 그런데 이제 그 생일을 기준으로 사회생활-경제활동부분-을 접고 나가야 한다. 다행히도 실제보다 호적에 늦게 기재되는 바람에 얼마가 더 하게 되지만 별반 차이는 없다.

 살아가면서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제법 많아졌다. 기억력과 체력이, 아니 온갖 신체기능이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내주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 활용한 부분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사람은  나고 들 때를 잘 택해야 한다는 옛어른들의 말씀이 있다. 그 말이 정말 맞다고 생각한다. 조금의 이익을 더 보려고 구차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말 싫지만 어쩌랴! 주변의 상황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지만 역시 난 2년 전이 맞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직장에서 후배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년은 채우려고 한다. 아니 채우는 것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 남아 있는데, ....... 모르겠다.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지? 요즘 학교에서 새로 바꾸는 제도들을 보면 완전히 손 안에 넣고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직원평정제도를 바꾼 것도 그렇고, 교원들 급여제도를 바꾼 것 등등 모든 것이 그렇다. 학과정원을 바꾼 것과 지원제도를 바꾼 것 모두 제대로 된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이 되었다. 독단적인 결정, 이것이 위험한 것이다. 빠른 의사결정을 좋지만 좋은 결정은 아닐 수 있다.

 이제 6달 조금 남았는데 하며 뒤로 물러나 있다. 내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냥 흘러가는 것을 보고만 있다. 말해야 듣지 않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다. 이렇게 하라고 그동안 노력한 것은 아닌데.

 나머지 주어진 시간에 다음을 준비해야 되는데 잘 안 된다. 하던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나서야 뭔가를 해도 할 것 같다. 옛날부터 항상 그래왔으니까.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자유롭지 못하니까 새로운 일에 대한 준비도 못 한다. 다른 이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이래야되나 하는 자괴감도 든다.

 이제 친구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훨씬 만나는 빈도가 높아졌고 다양해 졌다. 그런데 만남이 항상 술을 달고 다닌다. 참 괴롭다. 술도 전보다 많이 줄었다. 기억도 자주 끊긴다. 그렇다고 술을 끊기는 싫다. 술을 계속 마시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지나쳐서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만두고 할 일을 찾기 위해 나서야 되는 데 무얼 해야 하나?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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