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3.17-18 계룡시

PAROM 2012. 3. 18. 17:41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계룡시 엄사면 도곡리 421번지에 다녀왔다.

 국제에 다녔던 친구들 모임으로 토목, 건축, 기전, 경리 등 종합건설회사를 차릴 수 있는 막강한 직종과 실력을 갖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불가사의한 모임이다. 이 모임의 주제는 하나다. "잘 먹고 실컷 마시자." 다른 것은 없다. 오로지 모이면 술이다. 우린 노름도 할 줄 모르고 여자도 없고, 심지어 노래방도 안 간다. 일박이일로 놀러 가다가 배고프면 먹고 숙소에 도착하면 술안주를 만들어 골아 떨어질 때까지 마시고 다음날 일어나 또 마시다 시간이 되면 집에 온다. 그게 다다. 술 마시며 하는 얘기는 온갖 것을 다 아우르지만 국제시절의 얘기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강교현 회장이 작년 말에 계룡시에 집을 지었다. 그래서 집들이 겸 3월 정기모임을 그곳에서 가졌다. 반포녁에서 만났는데 두명이 일이 있어서 못 왔고, 한 명은 천안에서 승차했다. 잔비가  내려 기리 구질구질했지만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가 길 안내를 하는 바람에 어렵지 않게 도착했고 집 아래의 식당에서 점심으로 동태탕을 맛있게 먹고 계룡대에 가서 식재료와 술을 사 집으로 와서 굴과 오징어데침을 안주로 한산소곡주 1.8리터를 두 잔씩 만에 비우고, 바베큐 그릴에서 버섯과 돼지고기를 구워 안주로 먹다가 어두워지면서는 거실로 들어와 닭맑음복음탕 등을 안주로 밤새도록 마셨다. 막걸리는 나와 윤재하 둘이서 마셨는데 사 가지고 간 7병이 일찍 떨어지는 바람에 재하는 자고 나는 소주를 몇 잔 더하다가 대취해서 방에 들어가 곯아 떨어졌다.

 강회장 집은 동네 제일 꼭대기에 있었다.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둘러져 있었고 집 뒤 산은 조경수를 심을 계획으로 벌채 되었고 다듬어져 있었다. 그리고 산 그 위에는 마른 고사리 잎이 무성했다. 고사리가 나오는 4-5월 경에 한 번 더 들려야겠다. 지난 겨울에 완성한 집이라 아직 손을 볼 곳이 많았지만 그래도 훌륭했다.

오전에 출발하기 전에 지하수를 통에 담아왔다. 지하 100미터에서 모터로 올리는 물인데 무척 좋아보였다. 회비는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고 다음 모임은 투망을 가자는 쪽으로 대충 정리했다.

 이번 여행을 가기 전에 개인적으로 나가던 상가에 총무직을 그만 둔다고 통보를 했는데 그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일들도 많고 봉사차원에서 하던 일인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어 다른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내 자존심과도 관련된 일이었고. 나 없이도 잘 꾸려 나가길 바란다. 또 그래야 되고. 언제까지 나에게 의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집에 오다가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는 박병진이 귀국해서 마포에 있다고해 들려서 잠깐 얼굴을 보고 돌아오는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다. 머리가 많이 벗겨져 있었다. 나이도 들어보이고. 나를 보고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말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제 오늘 1박2일로 만났던 좋은 친구들과의 우정과 만남이 모두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더이상 즐거울 수가 없으니까. 참 좋은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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