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2022.12.31 북한동 - 대남문 - 문수봉 - 대성문 -평창동

PAROM 2023. 1. 1. 15:27

이제 2022년이 5시간 남았다. 2022년도 수 많은 기억들을 남기고 이렇게 무심하게 가는구나.  
 
오늘 12월 31일. 아들식구들이 연말을 보내러 집에 온다고 했다. 내일 배낭여행을 떠나는 큰 녀석도 온다고 했으니 오늘은 그냥 집에 있을까도 했는데 5시에 일어나서 아내가 음식들을 하는 걸 보니 집에 있어 봐야 걸리적거린다고 핀잔만 받게 생겼다.
어제 코로나 2가 백신을 맞은 자리가 뻐근해서 산에 가더라도 그냥 집에 와야 할 판이다. 부지런을 떨어 이틀 전에 백신을 맞았어야 했다. 
 
핸펀이 업그레이드를 할 거냐고 하기에 전과 같이 바로하기를 눌렀더니 그동안 잘 쓰던 쏠캘린더 앱의 데이터가 다 사라졌다. 삼성as에 가서 물으니 구글앱스토어에서 사라져서 그런거라 방법이 없단다. 이런 황당한 일이.... 주식시장까지 엉망이 됐으니 지난 이틀을 황망하게 보냈다. 
 
집에 무료하게 있으며 핀잔을 받느니 밖에 나가는 것이 낫다. 이왕 나갈 것이라면 주말이고 하니 산에 가야지. 산에 가겠다고 하니 애들에게 줄 음식을 만드는 중에 샌드위치를 만들고 뜨거운 녹차를 담아준다. 오후 2시에 온다고들 했으니 짧게 걷고 와야겠다. 난방을 꺼서 그런지 춥게 느껴져 한겨울용 두꺼운 바지를 꺼내 입고 위에도 티, 가디건, 겉옷을 껴 입었다. 이거저거 챙기다보니 오늘도 출발이 늦었다. 탄현역 계단 앞에서 보니 열차가 막 도착했다. 14분 뒤에 오는 차를 타야 한다. 오늘은 이번주 중 가장 따스한 영하 7도인데 13도 때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주말버스에서 내리니 9시가 한참 넘었다. 이번주엔 눈이 오지 않았는데도 추웠어서 그런지 산길에 눈이 그대로였다. 오히려 얼음으로 변해 빙판이 된 곳이 많았다. 계곡물이 얼어 숨구멍이 여러 개 생겼는데 물이 줄어서 그런지 물소리가 작다. 왜 그런지 계곡길을 오르기가 많이 힘들다. 오늘 고생을 하게 생겼다. 나를 앞질러 가는 이들이 많다. 이런적 없었는데.... 뭐지? 아직 해도 바뀌지 않았는데. 아직 오늘 하루가 남았는데. 
 
아이젠 없이 바짝 쫓아오던 한 쌍이 눈길에서 처지더니 적응이 됐는지 중성문 아래에서 스쳐 지나간다.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오늘 정말 다른 때 보다 더 힘이 든다. 오늘도 최소 10키로는 걸으려고 했는데 일찍 집에 가야하니 가장 빠른 길로 내려 가야겠다. 대남문으로 바로 올랐다가 문수봉을 찍고 청수동암문으로 내려갔다가 되돌아 대남문으로 와서 아랫길로 대성문으로 가서 평창동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역사관 앞에서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켑자켓을 벗어 넣고 아이젠을 신고, 이어폰과 썬그라스를 끼었다. 그런데 발이 무겁다. 어제 코로나2가 백신을 맞은 것 외엔 특별한 일이 없는데 왜 이럴까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2022년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덜 추워서 그런지 등산객들이 제법 많다. 그들과 앞뒤 서며 힘들게 대남문에 올라 시내를 보니 꽤 맑다. 그냥 내려가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문수봉으로. 문수봉에서 청수동암문이나 비봉능선으로 바로 내려가는 북사면 바윗길에 눈이 덮였는데 나보다 나이들어 보이는 이가 길을 탐색한다. 위험하다고 하는데도 기어이 그길로  내려갔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아 빙 돌아서 암문으로 갔다가 다시 대남문으로 갔다. 그리고 대성문에서 평창동으로 내려가는 2.3키로의 길을 아이젠을 신은 채 눈길과 바윗길을 걸어 내려오는데 힘도 너무 많이 들고 다리가 후덜거렸다. 차라리 북한동으로 갔으면 거리는 더 멀더라도 시간은 빨랐을 것 같았다. 
 
힘겹게 공원을 벗어나 버스정거장까지 한참을 걸어내려와 7211번을 탔는데 기사 분이 마스크를 쓰란다. 이런 마스크는 겉옷주머니에 들었고 겉옷은 배낭 속에 있다. 뒷자리에 가서 배낭을 열어 마스크를 쓰고 불광역에서 내려 3호선과 경의선을 타고 집에 오니 2시다. 아직 아이들은 오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나와 잠시 쉬는데 큰 녀석이 왔고 뒤이어 아들식구들이 와서 7명이 다 모였다.  
 
두 살, 네 살 손주들이 예쁘다. 하는 짓이 모두.

 

2022년 끝날의 산행 출발

이제 산에 들었으니 잘 걷자!

계곡 얼음에 뚫린 숨구멍들. 물이 적게 흐르고 있다.

계곡폭포가 아직 다 얼지는 않았다.

역사관 앞. 오늘은 등산객들이 많다.

중성문. 벌써 내려오는 이들은 언제 산에 들었던 거지?

산영루 옆의 와폭. 숨구멍이 메워졌다. 즉 이제 추위가 한창이란 얘기다.

금위영이건기비가 저 울타리 안에 있다.

백운동계곡을 따라 곧바로 올라 다다른 대남문

대남문지붕 아래에서 서울을 보면 이렇게 보인다.

문수봉을 오르다 뒤돌아서면 보이는 대남문

삼각산 꼭대기가 구름모자를 썼다.

문수봉에서 서을을 보면 산의 북사면을 보게되는 것이라 눈이 그대로 있다.

비봉능선에도 눈이 가득하다.

증명사진을 찍고

청수동암문 앞으로 구파발이 보였다.

청수동암문

대성문

평창공원 갈림길의 이정표. 대성문에서 2.3키로만 내려 가면 찻길이 나온다.

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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