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3.24 구파발 - 이말산 - 삼천사 - 사모바위 - 포금정사지 - 차마고도 직진 - 암릉길 - 불광사 - 연신내

PAROM 2024. 3. 25. 11:44

지난주는 월욜부터 참 바빴다. 새벽에 안산에 갔다 오다가 계산동에 들려 상열과 미영, 사란 선생님을 만나 점심을 먹고 사란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고 화욜은 오전에 편의점에서 일하고 오다가 아롬이 학교에 들려 물건들을 주고 받았다. 수욜은 피곤해서 헬스장 다녀와서 퍼졌고 목욜 낮엔 상가에 가서 회의를 한 후 같이 점심을 먹었고 저녁엔 아파트 회의, 금욜은 점심에 초등 친구들을 만나 한 잔하고 집에 왔는데 아들 내외가 손주들 데리고 와 집에 맡겨 놓고 나갔다 자정을 한참 넘겨 들어왔고 어젠 딸도 와서 손주들과 같이 놀다가 오후에 다들 갔다. 그래서 부리나케 청소를 했다. 왜? 이제 내 담당이 된 청소를 마치고 오늘 산에 가려고.... ㅎ~~ 
 
요즘은 밤에 최소 두 번은 깬다. 한 번만 깨면 숙면한 것인데 나만 그런가?  나이가 들어서 변한 생리현상일 것이라 판단하고 묻어 두었다. 자세히 따지면 없는 병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이 되어서....
새벽 3시에 눈을 떴는데 다시 잠들지 않을 것 같아 뉴스와 경제동향(이젠 보지 않을 때도 되었다), 해외 여행지를 검색하다 정신을 차리니 6시 반이 넘었다. 아내는 오늘이 오랫만에 쉬는 날이라며 늦잠을 자려다 부스럭 거리는 나 때문에 깼다. 미안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초여름 날씨다. 바뀐 계절에 맞는 작은 배낭에 짐을 옮겨 담고 비옷과 샌드위치, 파인애플, 뜨거운 녹차를 넣고 서둘러 집을 나섰지만 늘 타던 열차의 두 번째 뒷차인 8시 2분 차를 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자리가 널널하다. 하지만 나는 경로석에 앉았다. 좋은데 앞으로 이 시간 열차를 탈까?  
 
구파발역에 내려 버스를 타러 가니 주말버스가 운행종료라 떴다. 9시가 가까워 오는데 아직 어제 운행표가 나오다니.... 34번과 704번이 곧 도착한다고 표시 됐지만 2번 출구 옆의  돌계단으로 향했다. 쉬지 못하고 바로 내일부터 움직여야 하니 오늘은 무리하고 싶지 않아 짧고 낮게 걸으려고 이말산을 넘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오르다보니 숨이 찬다. 게다가 다리도 뒤틀린다. 이게 뭐지? 천천히 걷자 생각하며 걸음을 딛었다. 다행이도 뒤에 오는 이가 없다.  
 
헬스기구가 있는 이말산 꼭대기에서 배낭을 벗어 숨을 돌리고 겉옷도 벗었다. 여기까지 멀지도 않은데  왜 이리 힘들지? 이어폰을 꺼내 끼고 흥겨운 곡들로 힘을 돋구며 걷고자 했다. 하나고로 내려가는 길의 이정표를 보니 바로 내려가면 구파발에서 겨우 2키로여서 멀리 가는 코스로 잡고 걸었지만 이내 내시들 무덤으로 가는 갈림길과 만났다. 늘 이곳을 지나면 안타깝고도 허무한 느낌이 든다. 당대 최고권력자를 지근거리에서 보살피다 돌보는 이들도 없이 허물어진 묘를 이고 있는 이들의 허망한.... 
 
이말산을 걸으며 내내 오늘 걸을 길을 고민했다. 어디가 좋을까? 일단은 삼천사로 가자. 가다가 더 좋은데가 있으면 그리로 가고. 이말산엔 지난주에는 보지 못한 진달래가 피어 있었고 나뭇가지에는 싹이 돋았다.
진관사 입구의 한옥마을을 지나 삼천사로 갔다. 부왕동암문을 넘거나 비봉능선을 가기 위해서는 일단 삼천사로 가는 것이 좋으니까. 삼천사를 지나 부왕동암문으로 가다가 이내 뒤돌아 사모바위로 향했다. 짧고 낮게 가려고. 그런데 이게 잘못이었다. 훨씬 더 길고 험한 길을 걸어야 했으니.... 길가에 핀 노란 생강나무꽃이 힘을 돋아주었다. 
 
사모바위로 바로 오르는 길을 잡고 가는데 발이 자꾸 길에 걸린다. 엎어지지만 않았지 발가락이 다 나갈 지경이다. 이 길가의 커다란 바위와 지형은 옛과 비슷했지만 오랫만에 와서 그런지 뭔가 내게 불만인 듯 싶다.  작정하고 나를 힘들게 하려는 듯 하다. 그래도 나는 낙엽에 쌓인 길을 더듬거리며 간다. 왜 나는 스틱 펴는 것을 귀찮아 하고 아예 가지고 온 것을 잊는지. 덕분에 힘은 훨씬 더 들었다. 
 
사모바위에 닿아 응봉능선 쪽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처음 쉬었다. 그런데 옆을 지나던 이가 내 흉내를 낸다. 흙바닥 뭔가에 걸려 크게 엎어지다가 손바닥만 버리고 일어나는.... 남의 일이 아니라 보는 순간 내가 아프다. 비봉능선을 지나 탕춘대지로 내려오는 길이 무척 험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도 시원찮은데 계속되는 비탈지고 험하고 좁은 바윗길을 한참 내려오다보니 초행길 같다. 하지만 옛기억이 나는 바위들이 수시로 토닥여 주어 공포감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연신내로 내려가기 위해 장미공원으로 가는 길의 반대쪽 탕춘대성벽을 따라 이어지는 차마고도를 지났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처음 온 듯 낮설다. 향림당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는데 한참 걷다보니 험한 바윗길이 계속 이어진다. 길을 잘못 들었다. 능선을 하나 더 넘었어야 했는데.... 허기가 져서 길가의 작은 바위에 배낭을 벗고 앉았다. 아무도 다니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니는 이들이 많아 신경 쓰여 반만 먹고 바로 일어났다. 
 
험한 바위산에 구두를 신은 빨간 점퍼 차림 세 명이 올라오며 명함을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장성*라는 띠도 걸치고 있다. 소위 정치인이라는 이들이다. 그들을 지나 한참을 더 내려오니 눈에 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불광사 위의 공원. 불광사. 많은 산 밑 막걸리를 파는 식당들 중 한곳을 들렸어야 했다. 불광중학교를 지나 연서시장까지 한참을 더 내려와 한 바퀴 시장을 구경하고 먹고 싶은 것이 없어 바로 집으로. 샤워하고 훈제연어를 안주로 막걸리 한 병을 마시니 많이 부족한데 더 주지를 않는다. 산 밑을 그냥 지나치지 말었어야 했다. ㅎ~~

 

날이 무척 더울 줄 모르고 이리 두껍게 입었다.

 

아파트에 지난주부터 산수유가 피었다.

 

담에 개나리도 얼굴을 내밀려고 한다.

 

구파발역 2번출구에서 이말산으로 오르다 돌아 봤다.

 

올해 처음 진달래를 이말산에서 봤다.

 

언제 이렇게 푸른 잎이 솟았지?

 

이말산을 걷는 거리가 얼마인지 가늠이 되지 않아 이정표를 봤다.

 

이제 국립공원으로 들어간다.

 

미타교

 

삼천사. 이 코스는 나이가 많은 등산객들이 대부분이다.

 

생강나무도 꽃을 피웠다.

 

여기서 부왕동암문으로 가다 돌아 내려와 비봉으로 향했다. 나이가 들어 그런지 길이 예전보다 험하고 길게 느껴졌다.

 

바위 구간을 지나 뒤돌아보니 의상능선이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비봉능선에 올랐다.

 

사모바위

 

사모바위 옆으로 보이는 서울시내, 백악과 남산, 인왕산 안산이 보인다. 저 뒤로는 관악산이다.

 

승가봉 너머로 문수봉과 보현봉이다.

 

증명사진

 

이곳은 비교적 낮은 곳이라 일산 끝동네가 보이지 않는다.

 

병풍바위와 향로봉. 이 아래 네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갔다.

 

늘 단체산행객들이 식사하느라 붐비는 곳이다.

 

차마고도길에서 보이는 백악과 인왕산, 안산. 뒤로 남산, 더 오른쪽 뒤로 관악산

 

차마고도길에서 보이는 족두리봉

 

차마고도를 걷는 이들이 보인다.

 

예전엔 이곳에 쇠난간이 없었다.

 

불광사로 내려가는 길. 향림당으로 가길 원했으나 길을 잃었다. 완전히 낯선 길로 쇠난간 투성이었다.

 

내려가다가 진달래 군락을 만났다.

 

가운데 산을 내려온 듯하다. 오른쪽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길은 족두리봉에서 오는 길로 다녔던 길이다.

 

여기 계수대를 지나 바로 오른쪽으로 오르면 족두리봉으로 가는 길인데 나는 왼쪽에서 내려와 앞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 내려왔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6 보국문 - 대남문 - 대성문  (1) 2024.04.07
3.30 대남문 - 행궁지, 아내와  (1) 2024.03.31
3.16 대피소 - 보국문  (4) 2024.03.17
3. 9 행궁지 - 대성문  (0) 2024.03.10
3. 2 보국문 - 대피소, 눈비돌 만남  (0) 2024.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