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3.30이다.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북한산 산속 길을 걸었다. 언제 같이 이 산길을 걸었는지 모르겠어서 기록을 2020년 까지 봤는데 없다. 지난번 산행에서 진달래꽃을 봐서 막걸리 잔에 꽃잎을 띄워야 하겠다는 소리를 듣고 꽃을 좋아하는 아내가 막걸리병과 안주 까지 꾸려 꽃밭 구경을 하려고 따라 나선 듯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실패였다. 아직 날이 추워서 3부 능선 위에는 생강나무꽃 이외에는 꽃나무들이 몽우리만 키우고 있었다. 아직 보름은 더 있어야 북한산에서 제대로 꽃구경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배낭 메기를 싫어하는 아내가 짐을 많이 만들고 있다. 내 배낭의 용량을 진작에 초과했는데도 계속 뭔가를 만든다. 내 불안한 모습에 자기도 배낭을 메겠단다. 음식들을 담아서. 그러면 내 배낭엔 물 종류와 장비가 들어가야 한다.
아내가 일찍 서두른 덕에 늘 타던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오늘은 아내 핑계로 둘레길을 걷거나 부왕동암문을 넘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다. 아니면 이말산을 넘어 둘레길을 걷거나.
승객을 태우고 있는 주말버스를 보고 뛰어가서 탔다. '어? 이게 아닌데... 이 버스를 타면 산길이 길어지는데... ' 하지만 늦었다. 버스는 이미 북한산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산으로 들어가는 길과 산길 모두 사람들이 많다. 계곡길 입구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보며 아내가 좋아한다. 발걸음을 아내에게 맞춰 느긋하게 걸었다. 힘이 훨씬 덜 든다. 가급적 앞에 가는 이들을 앞지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다쟁이들 뒤에서 소음을 들으며 같이 걷기는 싫어 추월했더니 바로 잔소리가 날아왔다. 아, 혼자 오는 것이 좋은데....
다리 아프면 싫다고 해서 보국문으로 올라갔다가 대피소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더 가고 싶어한다. 그러면 나야 좋지. 근데 아주 오랜만에 산에 왔으니 무리하면 내일부터 며칠 고생할텐데.... 이삼 년을 한 시간 이상 거리의 직장으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해서인지 꽤 잘 걷는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엉덩이를 붙이지 않고 대남문을 지나 문수봉에 올랐다. 나야 매주 다니니 별 것 아니지만 참 대단하다.
아내는 아직 소녀적 기질이 남아 있어서 카메라를 들이밀면 예쁜 척을 했다. 나와 같이 살면서 커진 엉덩이와 불룩해진 배, 새로 생긴 주름들만 아니면 결혼 전 모습인데....
문수봉에 잠시 머물렀다가 남장대지능선으로 가서 겨울이면 쉬던 양지바른 바위로 갔는데 먼저 자리 잡은 이들이 있어 그 위의 바위로 올라가 처음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물과 귤로 갈증을 적셨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데 아내가 예전에 산에 같이 오면 내가 이런 좁고 험한 길로만 다녔단다. 올라갈 때의 길이 너무 좋아 이런 편한 산인 줄 몰랐단다. 그랬다. 재작년 부터인가 백내장 증상이 나타나고 부터 걷는 거리가 짧아졌고 울퉁불퉁하고 급경사의 길은 피하고 있다. 오래 산에 다니려면 일단 다치지 말아야 하니까.
행궁지 옆으로 내려온 후 갈림길 부터는 오를 때와 같이 넓은 길이니 편해 한다. 그러나 곧 무릎이 아프단다. 그렇지. 쓰지 않던 근육을 썼는데 그 나이에 이상이 없으면 비정상이지.
자주 쉬던 용학사 아래 너른 계곡의 물 가운데 바위에 자리를 잡고 배낭을 펼치니 먹거리가 엄청 나온다. 허기진 배에 음식을 우겨 넣는데 해가 구름 속에 숨으니 춥다. 보온병에 든 따끈한 차가 참 좋다. 막걸리잔에 꽃을 띄우려 했는데 역사관 위로는 진달래꽃이 피지 않아 아쉬움과 같이 마셨다.
아내와 같이 산에 가니 뭐든 내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주말이 다 되어 한참 속을 썩이던 주식이 제 자리를 찾아 정리를 한 덕에 편한 주말을 맞았다. 이제 주초 이틀을 안산에 다녀오면 이달엔 여유가 있겠다. 하지만 매주 한 번씩 일이 있어 배낭여행은 전반기엔 어려울 듯하다. 가고 싶은데....
아주 오랜만에 아내와 같이 북한산 산속 길을 걸었다. 언제 같이 이 산길을 걸었는지 모르겠어서 기록을 2020년 까지 봤는데 없다. 지난번 산행에서 진달래꽃을 봐서 막걸리 잔에 꽃잎을 띄워야 하겠다는 소리를 듣고 꽃을 좋아하는 아내가 막걸리병과 안주 까지 꾸려 꽃밭 구경을 하려고 따라 나선 듯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실패였다. 아직 날이 추워서 3부 능선 위에는 생강나무꽃 이외에는 꽃나무들이 몽우리만 키우고 있었다. 아직 보름은 더 있어야 북한산에서 제대로 꽃구경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배낭 메기를 싫어하는 아내가 짐을 많이 만들고 있다. 내 배낭의 용량을 진작에 초과했는데도 계속 뭔가를 만든다. 내 불안한 모습에 자기도 배낭을 메겠단다. 음식들을 담아서. 그러면 내 배낭엔 물 종류와 장비가 들어가야 한다.
아내가 일찍 서두른 덕에 늘 타던 열차를 탈 수 있었다. 오늘은 아내 핑계로 둘레길을 걷거나 부왕동암문을 넘는 것도 좋겠다 생각했다. 아니면 이말산을 넘어 둘레길을 걷거나.
승객을 태우고 있는 주말버스를 보고 뛰어가서 탔다. '어? 이게 아닌데... 이 버스를 타면 산길이 길어지는데... ' 하지만 늦었다. 버스는 이미 북한산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산으로 들어가는 길과 산길 모두 사람들이 많다. 계곡길 입구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보며 아내가 좋아한다. 발걸음을 아내에게 맞춰 느긋하게 걸었다. 힘이 훨씬 덜 든다. 가급적 앞에 가는 이들을 앞지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다쟁이들 뒤에서 소음을 들으며 같이 걷기는 싫어 추월했더니 바로 잔소리가 날아왔다. 아, 혼자 오는 것이 좋은데....
다리 아프면 싫다고 해서 보국문으로 올라갔다가 대피소로 내려가려고 했는데 더 가고 싶어한다. 그러면 나야 좋지. 근데 아주 오랜만에 산에 왔으니 무리하면 내일부터 며칠 고생할텐데.... 이삼 년을 한 시간 이상 거리의 직장으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해서인지 꽤 잘 걷는다. 그렇게 계곡을 따라 엉덩이를 붙이지 않고 대남문을 지나 문수봉에 올랐다. 나야 매주 다니니 별 것 아니지만 참 대단하다.
아내는 아직 소녀적 기질이 남아 있어서 카메라를 들이밀면 예쁜 척을 했다. 나와 같이 살면서 커진 엉덩이와 불룩해진 배, 새로 생긴 주름들만 아니면 결혼 전 모습인데....
문수봉에 잠시 머물렀다가 남장대지능선으로 가서 겨울이면 쉬던 양지바른 바위로 갔는데 먼저 자리 잡은 이들이 있어 그 위의 바위로 올라가 처음 엉덩이를 땅에 붙이고 물과 귤로 갈증을 적셨다. 그리고 능선을 따라 내려오는데 아내가 예전에 산에 같이 오면 내가 이런 좁고 험한 길로만 다녔단다. 올라갈 때의 길이 너무 좋아 이런 편한 산인 줄 몰랐단다. 그랬다. 재작년 부터인가 백내장 증상이 나타나고 부터 걷는 거리가 짧아졌고 울퉁불퉁하고 급경사의 길은 피하고 있다. 오래 산에 다니려면 일단 다치지 말아야 하니까.
행궁지 옆으로 내려온 후 갈림길 부터는 오를 때와 같이 넓은 길이니 편해 한다. 그러나 곧 무릎이 아프단다. 그렇지. 쓰지 않던 근육을 썼는데 그 나이에 이상이 없으면 비정상이지.
자주 쉬던 용학사 아래 너른 계곡의 물 가운데 바위에 자리를 잡고 배낭을 펼치니 먹거리가 엄청 나온다. 허기진 배에 음식을 우겨 넣는데 해가 구름 속에 숨으니 춥다. 보온병에 든 따끈한 차가 참 좋다. 막걸리잔에 꽃을 띄우려 했는데 역사관 위로는 진달래꽃이 피지 않아 아쉬움과 같이 마셨다.
아내와 같이 산에 가니 뭐든 내 마음대로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주말이 다 되어 한참 속을 썩이던 주식이 제 자리를 찾아 정리를 한 덕에 편한 주말을 맞았다. 이제 주초 이틀을 안산에 다녀오면 이달엔 여유가 있겠다. 하지만 매주 한 번씩 일이 있어 배낭여행은 전반기엔 어려울 듯하다. 가고 싶은데....
얼마만에 같이 산에 가는 것인지....
지난 겨울에 비와 눈이 많이 와서 폭포에 물이 많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보통인데도 날이 맑아 보였다.
백운대 삼거리에서. 저 뒤의 목련이 피려고 하는 중인데 사진엔 잘 보이지 않는다.
중성문 아래의 계곡 나무에 푸른빛이 확연하다.
산영루
대성암
대남문에서
문수봉 오르는 길에 본 대남문
구기동계곡. 맑다. 백악과 인왕산, 남산 사이로 종로가, 내가 젊은 시절을 보낸 곳이 보인다.
증명사진
비봉능선
보현봉
쉬지 않고 올라서 다리가 아팠나 보다.
청수동암문 사이로 구파발이 보였다.
의상능선 너머로 내가 사는 동네가 보였다.
남장대지 옆의 너른 바위에서 살짝 보이는 삼각산
의상능선
증명사진
주능선 너머로 상 중 하계동, 수락산, 불암산이 보인다.
남장대지능선 끝의 의자소나무
행궁지로 내려가는 길에서 보이는 삼각산
길가에 현호색이 피었다.
역사관 앞
다 내려왔다.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3 대피소 - 보국문, 계 사장과 (1) | 2024.04.13 |
---|---|
4. 6 보국문 - 대남문 - 대성문 (1) | 2024.04.07 |
3.24 구파발 - 이말산 - 삼천사 - 사모바위 - 포금정사지 - 차마고도 직진 - 암릉길 - 불광사 - 연신내 (0) | 2024.03.25 |
3.16 대피소 - 보국문 (4) | 2024.03.17 |
3. 9 행궁지 - 대성문 (0) | 2024.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