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2일에 연신내 목노집에서 청송회 모임이 있고 난 며칠 후의 일입니다.
2월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휴가를 받아 산에도 가고 하면서 집에서 쉬었습니다.
휴가 마지막 날,
애들은 밖에 친구 만나러 나가고, 일 나가고 해서 없고
마누라는 일하러 나가서 혼자 집에 있었습니다.
점심을 차려 먹고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는데 조금 어지러워 지더군요.
'어~~~ 이거 왜 이러지' 하고 생각하는 순간 정신을 잃었습니다.
깨어나보니 화장실 바닥에 얼굴을 박고 있는 데, 눈 앞이 시뻘겋더군요.
정신이 가물거리고, 왼쪽 눈썹 쪽이 무척 아팠습니다.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서 가까스로 기다시피 화장실을 나와 마루바닥에 한참을 누워서 어떻게 된 것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피는 계속 흘러 눈이며 코, 입으로 들어갔습니다.
멍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이 안 나더군요.
한시간 쯤 지나 겨우 정신을 차렸고, 피도 어느정도 굳어서 빨리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겨우겨우 힘을 써서 핸드폰이 있는 곳으로 가서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 나, 화징실에서 넘어져서 다쳤는데 피가 많이 나네....."
" 많이 다쳤어? 괜찮아? 내가 가야 돼?"
" 이제 정신차렸고, 아까보다 좀 나아졌는 데 피가 많이 났네..."
" 병원가야 돼?"
"몰라. 힘들어 전화 끊는다. 뚝."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처량했습니다.
눈위가 다시 아파왔습니다.
다시 마누라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난데, 올 수 있으면 와서 얼굴에 피좀 닦아주고 약도 좀 발라줘야 겠는데..."
"알았어, 금방 갈께. 뚝"
한 40분쯤 있으니 집사람이 오더군요.
집사람이 오기까지 왜그리 서럽고 눈물이 나던지.
아픈 것 때문이 아니고, 혼자라는 것 때문이었나 봅니다.
찢어진 것 꼬매러 개인병원에 갔는데 종합병원에 가라고 해서 그냥 집으로 왔습니다.
어제 반창고를 떼었습니다.
처음엔 얼굴 여기저기가 긇히고 찢어졌었는데 심하게 찢어졌던 눈썹만 빼고는 흉터가 거의 없어 졌습니다.
다 아물었는데도 눈썹 찢어진 자리는 아직도 만지면 아픕니다.
화장실에서 넘어져서 다쳤다고 하니까 모두 큰일 날 뻔 했다고 하더군요.
하기야 저도 주변에서 나이드신 분들이 화장실에서 넘어져 돌아가시거나 반신불수 되신 분들 많이 보아 왔습니다.
-기립성허혈-이라고 추정합니다.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면 어지러운 증상인데 조심해야겠습니다.
이제 자다가 일어날 때도 바로 일어나지 않고 뭉기적 대다가 일어납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 절대로 바로 일어나지 맙시다.
다친 며칠 후인 2.19일-퉁퉁 부었고.....이러고도 좋다고 산에 갔습니다.
3.12 문수봉에서...상처가 거의 다 아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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