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년일까지 3주 남았다.
년말이다 뭐다 해서 들뜨고 술렁거림이 있는 좋은 계절에 나는 30년이 넘는 직장생활을 마감해야 한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것이 1973년 7월 아니 정식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한 것이 1974년 1월이었으니 중간에 대학 다닌 기간을 빼도 30년이 넘는 기간을 다닌 것이 된다. 참 오래도 다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닌 직장은 뭣도 모르고 다닌 것이었고 대학을 졸업한 1981년 부터 다닌 것이 제대로 된 직장생활이었는데 거의 바람을 타지 않고 어렵지 않게 생활을 했다고 생각된다. 국제에서의 생활은 배움과 적응과 노력, 도전, 해결, 대항으로 연속되었고 이곳에서는 적용과 열외로 진행되었다. 국제에서 괂리인의 불의에 대항하다 명퇴를 당하고 한동안 쉬다가 대학으로 와서 참 잘 지냈다. 그동안 배운 것을 적용했고 그 결과 지금 시행되는 제도의 대부분이 내가 만든 원전을 따르고 있으니 만족한다. 나에 대한 대우도 좋았고 내가 생각하는 사업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어려움도 중간에 있었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재미 또한 적지 않았다. 4년 전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설립자가 다시 학교에 돌아오게 되자 찬바람을 맞고 한직으로 떠돌다 이제는 보직도 잃고 쓸쓸히 이별을 고하게 되었지만 중간에 그만두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남아있는 직원들에 대한 선례 때문이었다. 그 길었던 고통의 시간도 이제 거의 끝났다. 나는 이제 얽매였던 직장이란 굴레에서 벗어난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대로 자유롭게 살게 된다. 대신 수입이 없어지는 것이 어려움을 주겠지만 어쩌겠는가, 그런 것이 세상의 이치인 것을.
이제 내년부터 어떻게 생활을 할 지 설계를 해야한다. 무슨 일을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어제 할 것인지를. 직장에 얽매인 생활이 30년이 넘다보니 직장에서 딴 짓을 하기 가 어렵다. 집중이 안 된다. 그만두고 나야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을 것 같다.일찍부터 은퇴 이후를 준비해 둔 사람들이 궁금하다.
학교 안에서 만나던 사람들이 여러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나도 해야 한다. 앞으로도 만나야 될 사람들이다. 그동안 연락이 뜸하거나 끊겼던 사람들과도 만나야 하고 가지 못했던 곳에도 가야하고 하지 못했던 일도 해야 한다. 오히려 일이 더 많아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제 차근차근 준비해서 못 했던 많은 것들을 해 보자.
새로운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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