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쉬는 시간

PAROM 2012. 7. 9. 09:45

이번 달부터 운동을 끊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시간이 참 많다. 그런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아침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무엇을 하고 보낼지 아직 막막하다.

 퇴직을 하고 난 후 6월까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말랐다고 했다. 아침에 운동하고 토요일마다 산에 갔고 밥은 조금 먹었고 거의 매일 오후 세시경이면 막걸리를 마셨다. 물론 저녁을 굶었다. 나이들어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제 고등학교 때의 몸무게로 돌아오고 보는 사람마다 말랐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잠마도 오고 여름 휴가기간도 되고 하여서 7월과 8월 두달간 쉬기로 한 것인데 매일 하던 짓을 하지 않으니 좀이 쑤시고 갑갑하다. 근처의 산에 매일 가려고 하였으나 그건 생각뿐이고 실제로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동네 주민센터의 체력단련실의 못마땅함을 핑게삼은 것도 있어서 다른 헬스장을 알아봤으나 돈이 두배나 든다. 그래도 필요하면 다닐 생각이다.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가던 북한산도 요즘 뜸해졌다. 평일에 가지 않으면 안 되게 일정이 주말에 몰렸다. 결혼식, 여행, 친구와의 약속 등등 등등. 시간이 되는 날은 비가 오질 않나. 북한산이 아니면 동네 산이라도 다니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평일에 가자니 아직 쑥스럽고.

 요즘 하는 말이란 것이 30년 이상 직장생활을 했으니 조금 쉬어야 되지 않겠냐는 말인데 지금의 내 행태가 쉬는 것인지 찌그러져 가는 것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양평에 다니는 시간을 피해 친구들을 찾아다녀 봐야겠다. 친한 친구들 위주로 다녀야겠는데 그러면 술이 포함될테고....... 막걸리를 좋아해서 계속 마셨더니 이젠 집에서 혼자 두병을 마시면 기억이 사라진다. 아침엔 맑게 일어나는데 어떻게 잤는지 뭔 소릴 했는지 삼삼하지 못하다. 큰일이다. 다시 소주로 돌아갈 수도 없고.

 몽골 유학사업도 시원치 못하다. 쉬는 동안 심심풀이로 시작을 한 것인데 내가 몽골어를 할 수 없고 몽골에 있지도 않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데 차라리 치우고 다른 일을 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인하대학교에서 몽골학생을 소개해 주는 형국이다. 참 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그래도 잘 놀고 있는 것은 순전히 덕이동상가 덕분이다. 즉 마누라 덕분인데 단지 매일 술을 마셔서 그렇지 오후에 시간 죽이기는 그만이다. 단장을 어떻게 해보고 싶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아마 줘도 못할 것 같다. ㅋㅋㅋ

 오늘이 이젠 내게 별 의미가 없는 월요일이지만 다른 사람들과 식구들이 모두 움직이니 나도 월요일을 느낀다.

 오늘은 뭘하고 놀까? 이번 주에 있는 약속과 할 일은 원가?

 이동에 가서 막걸리나 사 올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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