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정년을 한 지 일 년이 되었다.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이 일 년이 지나간 것이다. 정년을 준비하면서 할 일을 많이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작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올 해 내가 한 일이라곤 상가에 나가 매일 막걸리 마신 것 외엔 별로 없고 아침에 운동하러 가고 토요일에 등산가고 친구들 모임 있으면 나가서 술 마시고 한 것이 전부다. 인하대에 학생 몽골학생 소개한 것과 농사철에 처남과 같이 양평에 가서 밭 일을 한 날도 몇 번은 있구나. 그리고 도토리가루도 몇 되 했고.
참 아쉬운 시간을 날로 보냈다는 생각이 연말이 되어 드니 그나마 다행인가.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었고, 책도 많이 읽고 싶었고, 소일거리도 만들고 싶었고, 마눌과 몇 달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도 싶었고, 기타도 연습하고 싶었고, 주식도 올라 돈도 벌충하고 싶었고.......
그래도 매일 뭔가를 했다. 뭔가 바쁘게 했다. 친구들 모임에 약속이 있다고 못 나간 경우도 부지기 수다. 대부분 상가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했다. 물론 가장 많이 다닌 곳이야 북한산과 양평이고 한마음과 청송회, 경인여대 친구들을 만난 것이기는 하지만 크게 의미 있는 일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년말에 상계동 아파트 일을 했던 친구들을 만난 것도 의미가 있었다. 이종만 교수가 가끔씩 심심할 때 불러내 막걸리를 함께 하던 것도 좋았고 계룡시로 놀러 간 것도 좋았다. 내일은 재정관리자 오비모임이 있는데 반가운 얼굴들을 오랫만에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갖고 있던 주식이 배로 값이 올라 한 숨 돌렸지만 아직 지금의 배는 되어야 본전이 되니 아직 좋아하기는 이르다. 내년엔 꼭 본전이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퇴직하면서 안고 있던 빚을 갚게 된 것이 다행인데 안산 땅이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소송중이긴 하지만 경작자와의 관계를 이참에 반드시 끝내야 되겠다. 지난 토요일에 친구들 모임과 결혼식이 겹치는 바람에 예전 직장 동료들과 오랬만에 얘기할 기회를 놓친 것이 참으로 아쉽다. 친구들 모임에 좀 늦게 갈 걸하고 후회하지마 이미 지난 일인 것을.......
이제 올해가 딱 2주 남았다. 아롬이 생일인 19일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내가 지지하는 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보니 이틀 후가 선거일이구나. 2.
내년에도 건강하게 보냈으면 좋겠고 막걸리를 마시고 싶을 때 마실 수 있으면 좋겠다. 주식은 본전만 하면 바랄 것이 없고. 농사는 가급적 가까운 곳에서 짓고 싶다. 산에는 일주일에 한 번은 혼자 즐기고 한 번은 어울리며 다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토요일 결혼식이 없어야 할 텐데. 몽골도 다녀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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